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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문화 활성화를 위한 부산공원탐방 -달팽이 탐사단 1차 탐방 용두산공원 가다 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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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981회 작성일 14-06-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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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년 일본 천황 승계를 기념해 신사가 있는 공원으로 태어났다. 해방 이후 1948년 불에 탄 신사 자리에 미군 클럽이 들어선다. 1954년 대화재 이후 1957년 이승만 대통령을 기리는 우남공원이 되었다가 1962년에야 부산시민의 품에 안긴 곳. 애절한 사연을 담은 용두산공원의 프로필이다.

3년 후면 100세가 되는 용두산공원. 꽃시계, 부산타워 앞에서 가족 사진 한번 안 찍어 본 부산 사람이 있을까. 부산의 대표적인 역사·근린 공원이지만, 언제부턴가 시민들은 어르신과 관광객에게 양보라도 하듯 발길을 거두고 말았다.

'달팽이 도시 공원문화 탐사단' 첫발
어르신·관광객·젊은 층 '영역' 존재
타워 안 비상계단 달리기 경연 위험
"항구·도심 공존, 부산 역사 깃들게"

■ 1호 사진사, 그리고 바둑판


지난 1일 오후 또따또가 독립영화 갤러리 '보기드문'. 용두산공원의 역사를 아우르는 동아대 강영조 교수의 특강을 마치고 '달팽이 도시 공원문화 탐사단'이 본격적인 '보물 찾기'에 나섰다. 부산일보와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은행이 공동 주최하는 '달팽이 탐사단'이 첫발을 뗀 것이다.

용두산공원으로 오르는 길. 옹벽에는 대화재 때의 흔적이 그대로다. 점을 치는 할아버지가 앉아 우두커니 손님을 기다린다.

공원 광장, 아스팔트 광장에 줄지어 선 관광버스들이 보인다. 큰 버스가 좁은 진입로에서 회전하니 시민과 관광객들이 가까스로 몸을 피한다. 녹지는 간데없고, 광장은 아스팔트다. 토요일이라 사람은 많지만, 산만하고 정신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에 때를 씻은 충무공 동상 주위는 물론 꽃시계, 종각 할 것 없이 모두 '접근 금지' 펜스를 둘렀다. 그때 입이 툭 튀어나온 한 아이가 말했다. "아빠, 여기 뭐가 있어? 치이." "내가 그냥 공원이랬잖아." 아빠가 퉁명스레 대꾸한다.

공연장 앞 계단에 사람이 가득하다.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다. 부산문화재단이 진행하는 토요 상설 프로그램인데, 먹을 것을 나눠 주고 공연도 보여 준다. 비둘기는 50여 마리만 남았다. 지난 2009년 유해 동물로 지정된 이후 먹이를 찾지 못해서다.

'1호 사진사' 이상훈 씨를 만났다. 1973년부터 40년간 비만 오지 않으면 용두산공원에 있었다. "신혼여행차, 부산타워 보러 많이들 왔어요. 이제는 잘 안 돼. 주말에도 공치는 날이 있어요." 사진사 8명이 부산시에 정식으로 등록돼 영업을 한다. 기념 사진을 찍었더니, 가방을 척 열어 소형 기계로 그 자리에서 프린트해 준다.

놀랍게도 용두산공원은 '영역'이 존재했다. 꽃시계 인근 벤치에는 바둑판, 장기판이 가득하다. 당연히 할아버지들 차지다. 1천 원을 받고 바둑판을 빌려 주는 사람이 둘 있었다. 공원 상단은 주로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맨 위 부산타워 인근에는 데이트를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부산대 조경학과 김동필 교수가 말했다.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이 머무는 공간이 분리된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공원이 쥐똥나무 꽃향기가 그만인, 아름다운 숲을 두르고 있지만, 대부분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무료 급식을 하는 '기쁨의 집'이 있는 정수사(겉으로 보면 절인지 모른다)를 둘러보는데, 오래된 비석이 구석에 박혀 있다. 삼화고무가 꽃시계를 기증했다는 기념비다. 어떻게 꽃시계로부터 이리 멀리 떨어지게 되었을까.


■ 새점 할머니 없어도 꽃시계는 간다

탐사단은 공원을 지키던 '새점 할머니'가 세상을 등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게 공원의 흔적은 하나둘 사라지고 있었다.

공원에는 ㈜두모씨앤씨가 운영하는 유료 시설인 부산타워와 세계모형선박전시관, 세계민속악기박물관, 그리고 부산시립미술관 용두산미술관이 있고, 팔각정의 수족관은 북카페가 되었다. 하지만 공원 어딜 봐도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봄, 가을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스스로 흥이 나 춤을 추는 '댄스 파티'를 벌이고, 중구노인복지관에서 전통놀이 체험을 시켜 주는 어르신 몇 분이 있는 정도다.

현장체험 학습을 위해 답사 중이던 해운대여중 박석미 교사는 "아이들에게 부산의 진면목을 효율적으로 알려 주기 위해 용두산공원과 관련한 미션을 담은 종이를 나눠 주고 체험을 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두모씨앤씨 성낙춘 이사와 함께 오른 부산타워. 부산항 풍경은 여전히 최고였지만, 탐사단 대다수가 "여기 올라올 수 있는지 몰랐다"고 한다. 높이 120m 타워 안에 지그재그로 이어진 비상계단을 확인했는데, '달리기 경연대회' 등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기에는 위험하고 낡았다.

동명대 사회복지학과 김교정 교수는 "장애인 화장실은 청소하는 분들을 위한 공간이 돼 있었다. 이제라도 용두산공원의 특징을 담고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두산공원을 집중 연구 중인 동아대 조경학과 강영조 교수는 "부산시설공단이 지난해 재정비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환경 정비 수준에 머문다. 항구와 가까운 도심에 재미있게 펼쳐진 공원은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들지만, 400년 가까운 역사가 깃든 장소의 의미가 공원에 잘 녹아 있지 않다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이제 용두산 공원은 도시 안의 섬 같은 곳이 아니라, 광장이자 길로 바꿔 가야 할 때가 되었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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