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을 황량하게 만드는 황망한 황령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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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을 황량하게 만드는 황망한 황령산 개발
황령산은 부산광역시의 시가지 중심에 섬처럼 존재하는 산이다. 엄밀히 말하면 금련산맥의 한축으로 장산과 영도 봉래산을 연결하는 도심의 산지이다. 이 축은 달음산과 삼각산으로 하여 낙동정맥으로 연결된다. 그랬던 황령산은 한국 근현대사의 부침 속에 품안에 있던 능선과 구릉을 잃고서 오두마니 섬처럼 존재하는 것이다
시가지가 발달할수록 상대적으로 산의 가장자리는 택지개발이며 다양한 용도로 전환되었고, 요즘은 재개발로 인해 고층아파트가 에워싸면서 키 높이를 겨루는 형국이다. 그나마 높이가 427m이기에 망정이지 산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존심 상할 일이다.
황령산 20223과 2004년 위성지도 (출처 구글 및 부산연구원)
여기에 의지하고 사는 사람의 수는 황령산 정상을 중심으로 남구 261,166명 부산진구 362,675명, 연제구 204,087명, 수영구 176,715명이 살고 있다. 다하면 1,004,643명이 황령산 자락에 기대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전체 인구 3,351,426명(23.11 기준) 의 3/1에 육박하는 시람이 황령산 권역에 있는 셈이다.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지역은 문현 1.2.3, 대연 3.5.6동, 남천 1동, 광안 1.3.4동, 망미1동, 연산 2.3동, 양정 1.2동, 전포 1.2동 지역 주민은 황령산을 등지거나 바라보며 살고 있다. 이들이 즐겨 찾는 산은 아무래도 황령산일 수밖에 없다. 달리 갈데가 없다. 의외로 접근성은 좋다. 차를 타고 오르면 10분 채 안 걸린다.
권역 면적은 약 7,900,000 ㎡쯤 된다. 부산시민공원의 17배 가량된다. 달리말한다면 황령산은 시민공원 17개를 품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 그 혜택을 지역민과 시민은 즐기고 있는 것이다. 도보로 오르는 등산로도 많다. 각 지자체들이 이름 붙인 각종 산책로까지 더 한다면 헤아리기 곤란한 지경이다. 그만큼 간섭이 많은 산이기도 하다. 산의 입장에서 본다면 스트레스가가 유발될 법도 하다. 하지만 황령산은 이정도야 감내한다는 표정으로 서 있다.
문제는 2021년 성추행사건으로 퇴진한 오거돈 전 시장의 후임으로 박형준시장이 등장하면서 황령산의 운명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 도시공원 일몰제가 발효되고 부산지역 공원 유원지 90곳 74.48㎢ 중 39.82㎢ 해제가 됨으로써 준개발지로 전락하게 됐고 황령산 유원지 또한 570만㎡ 에서 127만㎡ 로 축소되었다.
개발업자로서는 기회였다. 개발업체는 송도에 케이블카를 만든 대원플러스였다. 대원플러스는 2007년 1000억을 들여 만들었던 스키돔이 2008년 망한 뒤 2012년 스노우 캐슬을 매입했다. 이후 틈 날때마다 개발의지를 드러냈다. 전임 오거돈 시장때도 거론했다가 시민환경단체와 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2021년 8월 부산시와 대원플러스가 황령산에 봉수전망탑을 세우고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을 놓고 협약식을 가졌다. 지역 시민환경단체가 즉각적이고도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혔음에도 이전과는 사정이 달랐다. 박시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공원 유원지 보존업무를 담당하던 공원운영과를 환경정책실에서 도시계획국 산하에 배치하면서 관련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어처구니없는 노릇은 시의 주요 심의기구라 할 수 있는 도시계획위원회며,건축 경관위원회가 개발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하면서 황령산 개발을 가능하도록 길을 터주었다는 것이다. 황령산 산신령이 노발대발했다.
일개 개발업체가 개발과 보전의 갈등을 거치며 보전 중심의 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황령산에 대해 대놓고 개발하겠다고 하고 부산시가 얼씨구나하고 받아 들이면서 황령산은 생성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황령산은 90년대 중반 온천개발 논쟁으로 전국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헌데 온천개발이 백지화되고 난 다음 절개된 사면을 복구한다고 정체성이 의심되는 시민단체를 포함하여 지역경제인 등이 대거 참여해서 만들었던 스노우캐슬의 결말이 어떠했는가. 망해 버린 스키돔이 방치되자 이제는 흉물이라며 리모델링 및 추가개발을 정상화시켜 이익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과연 황령산 꼭대기에 25층 높이의 전망대를 세우고 케이블카(리프웨어)를 놓으면 지역경기가 활성화 되고 일자리가 창출되어 기대하고자 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가. 나아가 부산의 허다한 랜드마크를 제치고 진정 랭킹 1위의 랜드마트로 자리매김 할 것인가. 참으로 역겹다. 황령산 정상에 서면 그런 입에 발린 거짓말이 시내 도처에 보인다.
박시장은 2030 엑스포를 위해서라도 황령산 개발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호언장담 한 바 있다. 그때 부산지역 시민환경단체는 기후위기시대 거꾸로 가는 행정은 세계엑스포 유치에도 빨간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현실이 되었다.
작금의 황령산 개발은 탄소배출 덩어리에다 지역 고유경관 및 생태환경의 파괴에 더하여 과정의 불공정과 사후 이용의 차별화와 불평등까지 내장하고 있다. 부산시가 15분 도시를 주창하면서 도시의 자연자산을 유린하는 행위는 자기모순이자 시민기만일 뿐 아니라 시민 배반이다.
지난 1992년 9월 황령산 송신탑 아래 등산로에서 용암 분출이 있었다. 부산시와 개발업자가 시민반대를 무시하고 개발을 강행한다면 시민의 분노는 황령산에서 폭발할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월간 함께가는 예술인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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