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경관 사유화 안 돼” 반발 목소리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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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경관 사유화 안 돼” 반발 목소리 더 커졌다
10일 남구청 앞 시민단체 회견
마지막 보루 구청장 입장 요구
남구의회 의원 4명 회견 동참
주민도 단체 결성 힘 보태기로
구청, 경관 심의 기존 입장 반복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와 부산환경회의, 부산 남구 주민들이 10일 오후 부산 남구청 앞에서 이기대공원 입구 고층 아파트 건설에 대한 남구청의 사업계획 승인 보류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을 대표하는 절경이자 공적 자산인 이기대 턱밑에 아이에스동서(주)가 고층 아파트 신축을 추진하는 것(부산일보 6월 7일 자 1면 등 보도)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터져 나오던 반대 목소리가 한데 집결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문제를 제기하던 시민단체와 더불어 남구 주민들도 힘을 보태면서 이기대 경관을 사유화하는 개발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와 부산환경회의는 10일 오후 2시 남구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시민들과 남구 주민들의 휴식 공간인 이기대 공원이 난개발로 그 기능이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며 “남구청은 아파트 사업계획 승인을 보류하고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0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대 경관을 훼손하는 아이에스동서(주) 고층 아파트 신축에 대한 부실한 인허가 절차를 비판했다.
이날은 착공 전 마지막 행정 단계인 사업계획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남구청에 부산 시민 뜻을 전달하기 위해 모였다. 특히 남구 내부에서 반대 의견을 밝힌 김근우, 박구슬, 이영경, 허미향 등 남구의원 4명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곳곳에서 터져 나오던 반대 목소리가 집결한 첫 자리였다.
이들은 이기대 보존 여부가 갈리는 마지막 행정 보루가 남구청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부산 시민의 자긍심이 서려 있는 이기대 보존에 대해 공공 부문에서 공식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남구청 손에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시민 휴식 공간인 이기대가 가지는 상징성과 가치를 고려했을 때, 주민 입장을 충분히 들어보고 향후 사업계획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들 단체는 “과거 아이에스동서가 이곳에 해상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할 때부터 각계각층이 나서 이기대를 지켰다”며 “그러한 의지가 깃든 곳인데, 이번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한다. 부산의 공동 자산인 이기대를 보존하기 위해 남구청장이 직접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남구 주민들도 직접 참여해서 이기대 경관 사유화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보태고 나섰다. 자신을 LG메트로시티 주민이라 소개한 주민 A 씨는 “천혜 환경 이기대를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다. 아이에스동서는 자진해서 고층 아파트 신축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구청장 역시 주민들의 의지에 귀 기울여서 이기대 개발 문제에 대해 현명하게 보살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주민들은 이날을 기점으로 향후 남구청 앞에서 추가적인 기자회견, 시위도 예견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를 결성해서 이기대 경관을 해치는 아이에스동서 고층아파트 신축 계획에 대해 지속해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다.
이날 기자회견을 비롯해 행정기관이 법·조례 등을 유리하게 해석해 건설사 편익을 봐준다는 지적에 대해 남구청은 입장문을 발표,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남구청 측은 아이에스동서 고층아파트 신축 사업과 관련 해당 아파트는 경관법, ‘부산광역시 경관 조례’에 따라 경관 심의 대상 건축물이라 밝혔다. 또 경관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라 시도지사 소속 건축위원회(건축위) 건축심의를 받는 경우에는 동일 소속의 경관위원회(경관위) 심의를 거쳐야 하므로 남구가 아닌 부산시 경관 심의 대상이라고 부산시로 책임을 넘겼다. 다만, 건축위 심의를 받은 건축물은 경관위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규정에 따라 별도 경관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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