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교통섬에 괴사하는 나무 대신 이끼 심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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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교통섬에 괴사하는 나무 대신 이끼 심는다면
이끼 교통섬 조감도. 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교차로 교통섬은 차량의 신호대기 구간인 동시에 우회로 진출 구간으로 차량이 주기적으로 멈추어 서는 곳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차량의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등이 배출된다. 이에 자치단체들이 수목을 심어서 도심 오염물질 저감을 꾀하고 여름철 열섬효과를 누그러뜨리려고 하지만 수목들이 괴사하고 있다.
이끼는 오염물질 분해와 흡착 능력이 탁월하다. 2021년 9월 농촌진흥청의 ‘정원식물 탄소저감 효과’ 지피식물 흡수량 비교분석을 보면, 이끼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당 1.51~3.5㎏이다. 소나무는 0.09~0.14, 박하는 3.2, 옥상 세덤류는 1.8이다. 공간점유율은 이끼 0.3㎡, 소나무 25㎡, 박하 1㎡, 옥상 세덤류 1.8㎡다. 연간 관리비용은 이끼 40만원, 소나무 120만원, 박하 70만원, 옥상 세덤류 90만원이다. 이산화탄소 흡수량에서 박하가 이끼보다 많거나 비슷하지만 공간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관리비용은 이끼가 더 경제적이다.
또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조사한 한국대기환경학회 2023년 3월 ‘기후위기시대의 탄소중립해결을 위한 이끼활용연구’ 등을 종합하면, 도심에 이끼를 심으면 이산화탄소가 저농도 때 20분 동안 960ppm → 400ppm 이하, 고농도 때 3시간 동안 9600ppm → 400ppm 이하로 낮아진다.
이끼는 환경적응력도 뛰어나다. 영하 70~영상 65도에서도 생존하고 연간 300㎜ 이상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 pH 4.5~7 토양에서 생육이 가능한데 일반식물보다 3배 넓은 범위다. 보통 식물들은 자랄 수 없을 만큼 영양이 없는 환경의 토양에서 잘 자란다.
부산그린트러스트·부산환경회의·숲과나무·사랑의열매 등 4개 단체가 14일 부산진구 양정동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개최한 ‘비알티(BRT) 교통섬 비오톱 조성 정책 제안 세미나’에서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는 “부산 비알티 노선 교통섬 26곳과 남구 문현동~해운대구 센텀 8.5㎞ 구간 교통섬 6곳 등 32곳에 이끼를 심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끼 홀로 식재보다는 강한 햇빛을 가려주는 고사리 등 양치식물과 혼식 배치가 좋다. 물 빠짐이 양호한 pH 6.0~6.5의 토양에 이끼를 심고 스프링클러와 미스트장치로 수분을 공급해 일정한 습도를 유지하고 시민정원사를 육성해 꾸준히 이끼를 관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광수 선임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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