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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표 공원·유원지가 사유지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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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43회 작성일 17-10-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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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운동하던 공원이 개인 땅?" 시민들도 어리둥절
▲ 부산 동래구 온천동과 금정구 장전동 일대 금정산 하단부에 위치한 금강공원은 울창한 숲을 벗 삼아 산책을 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 일대가 사유지를 포함하고 있으며, 2년 9개월여 뒤 공원일몰제가 시행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D-980일'. 20년 이상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지정 실효, 일명 공원일몰제 시행 때까지 남은 기간이다. 10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일이 지나면 부산의 대표 공원과 유원지는 땅 주인 품으로 돌아간다.
 
'○○공원' '○○유원지'로 이름 붙여진 장소에서 지금처럼 산책하고, 등산하고, 소풍하고, 바람 쐬는 일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작 시민들은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금강공원 부지 33% 개인 소유  
나들이 시민들 "처음 듣는 얘기"  
일부 부지 '이곳은 사유지' 안내판도  

산성·황령산 유원지도 사정 비슷  

함지골공원 88%·청사포공원 55%  
에덴·몰운대공원은 전체가 사유지 
금강공원 부지 한켠에 사유지이므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판이 걸려 있는 모습.■"여기가 개인 땅?" 어리둥절한 시민들 

주말인 지난 21일 오후 2시 금정산 아랫자락에 위치한 금강공원. 동래구 온천동과 금정구 장전동을 절반가량씩 끼고 있는 금강공원은 조금 낡고 오래된 느낌이었지만, 한층 깊어진 가을 날씨 속에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린 자녀들과 나들이에 나선 가족,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 장기와 바둑을 두는 어르신들, 운동기구에서 체력 단련 중인 시민들, 일행들과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등등 공원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곳 공원 부지의 대부분이 개인 소유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시민들 대부분은 모르고 있었다. 벤치에서 바둑을 두던 이 모(67) 씨는 금강공원이 대부분 사유지라는 점을 아느냐는 질문에 "여기가 개인 땅이라고? 공원 내 찻집이나 밥집만 그런 거 아니고?"라고 말하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일행 박 모(71) 씨는 "집 근처 공원이라 10년 가까이 거의 매일 와서 시간 보내고 운동하는데 공원이니까 정부 땅이나 부산시 땅이라 생각했지 사유지인줄은 까맣게 몰랐다"며 어리둥절해 했다. 공원일몰제 시행에 대해서 설명하니, "처음 듣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공원 내 일부 부지에서는 토지 소유자가 걸어놓은 "출입금지, 이곳은 사유지입니다."라는 내용의 안내판도 찾아볼 수 있었다. 부지가 공원으로 지정되면, 사유지 여부와 상관 없이 토지 형질변경이나 건축 등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땅 소유자는 재산세 50% 감면을 받지만 자신의 땅을 사실상 효율적으로 쓰기 어렵다. 오히려 시민들이 자신들의 땅처럼 이용하는 바람에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금강공원은 1965년 4월 부산시가 근린공원으로 지정했다. 총 309만 6579㎡의 면적의 부지에 부산 최초의 동물원을 비롯해 식물원, 금정산 케이블카, 놀이공원 식의 유희시설 등이 만들어져 1980년대 중반까지 큰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물원이 폐쇄되고 케이블카와 유희시설도 낡아 안전이 우려되면서 부산시는 2012년부터 '드림랜드 조성사업'이라는 명칭의 공원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마저도 사유지 매입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금강공원은 사유지가 102만 5257㎡로 전체 부지의 약 33%를 차지한다. 국유지는 152만 9252㎡이며, 그동안 사들인 공유지는 50만 445㎡에 불과하다. 일몰제 이전에 사유지를 사들이려면 부산시는 531억 9000만 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국유지도 일몰제 시행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으므로, 국유지 보상비 484억 6000만 원을 합하면 금강공원에만 1016억 5000만 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하게 된다. 
■표시된 여기가 모두 '사유지' 맞습니다! 

금강공원 외에도 부산의 주요 공원과 유원지 면적의 많은 부분이 사유지다. 사하구 에덴공원과 몰운대공원 등 부지 전체가 사유지인 곳도 있다. 지도로 보면 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부산 시민의 자랑인 금정산 정상부에 위치한 산성유원지는 금정구 금성동 5번지 일원 652만 5783㎡에 걸쳐 있다. 1972년 12월 30일 유원지로 지정됐으며, 지도를 보면 부지 대부분이 노란색(지도에서 사유지 표시 색깔)으로 뒤덮여 있다. 아직 사들이지 못한 미집행 사유지가 646만 1604㎡로 보상비는 2222억 1000만 원에 이른다. 사유지와 국유지 32만 1729㎡를 합한 면적은 지금까지 매입한 공유지 34만 4009㎡의 20배에 달한다.  

사유지는 필지로 따지면 1001개로, 여러 개의 필지를 갖고 있는 소유자가 있다 하더라도 수백 명의 토지 소유자가 있는 셈이어서 감정평가액을 고시한다해도 협의를 거친 실제 보상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일몰제가 시행되면 금정산도 더이상 난개발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움직임도 탄력을 받고 있다. 금정산이 국립공원이 되면, 토지 보상은 유사한 절차를 거치지만 국가가 관리하는 공원으로 승격, 자연 보존에 대한 규제는 더욱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부산진구와 연제구, 남구, 수영구를 아우르는 총 면적 570만 807㎡의 황령산유원지도 1972년 12월 지정돼 44년이 경과했다. 매입을 통해 공유지가 된 면적은 73만 5907㎡에 불과하고, 아직 사유지 458만 336㎡와 국유지 41만 1987㎡에 대한 매입이 남아 있다. 황령산유원지는 자연 조건이 뛰어나고 광안리 등 부산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그동안 스키돔 리조트 조성 등 여러 수익형 개발사업이 추진돼 왔던 곳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0년 일몰제가 적용되면 황령산유원지는 또다시 개발 광풍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  

이밖에도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영도구 동삼동 함지골공원도 79만 2812㎡ 면적 중에 아직 사들이지 못한 사유지가 약 88%를 차지한다. 부산진구 양정동과 초읍동, 연제구 거제동에 걸쳐 있는 화지공원은 39만 1299㎡의 총 면적 중에 아직 매입하지 못한 사유지가 이보다 많은 97% 규모다. 탁 트인 해운대 앞바다를 마주한 해운대구 중동 청사포공원은 총 면적 30만 4300㎡ 중 미집행 사유지가 55%를 차지한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사무처장은 "일일이 살펴보면 부산의 대표 격인 공원, 유원지, 녹지의 면적 대부분이 사유지"라며 "부산시가 이기대 등 일부 지역에만 관심을 갖고 매입을 추진하고 있어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보다 적극적인 행정력 투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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