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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일몰제, 도시공원이 사라진다] 6. 기부 문화가 만들어낸 미국의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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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619회 작성일 17-11-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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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모두의 자산' 사회적 합의, 기부 물결로 이어져
▲ 미국 와이오밍주 북서부 로키산맥 자락에 위치한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은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 남쪽에 맞붙어 뛰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이곳은 로렌 S 록펠러가 10여 년간 남몰래 사유지를 사들여 국가에 기부한 땅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그랜드 티턴 내 '록펠러 프리저브' 표지석 뒤로 티턴산맥의 모습.
   
20년 이상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지정 실효, 일명 공원일몰제는 사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든 정책이다. 코 앞에 닥친 공원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현명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이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참고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원 선진국들의 '현재'를 살펴보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우리의 '미래' 대안을 찾는 길을 내어주었다. 공원 선진국들은 공원으로 대표되는 생활 속 자연의 존재에 대해 국민들이 합의하는 가치와 인식, 오랜 시간 다듬어진 정책과 제도를 가지고 각자의 색깔을 자랑하고 있었다. 엄청난 면적의 도시공원을 자칫 난개발의 희생양으로 내어줘야 할 지도 모르는 우리의 상황에서 이들의 탄탄한 사회적 합의와 든든한 민간의 지원은 부러움의 수준을 넘어 깊은 메시지를 전했다. 

세계 최초 국립공원 옐로스톤  
"자연환경 미국인 모두 즐겨야"  
100여 년 전부터 국민적 공감대  
개발·건립 행위 엄격히 제한  

그랜드티턴은 록펠러家 헌납  
와이오밍주 일부 부지 매각 시도  
시민 기부·모금으로 저지하기도 

■대자연은 미국인 모두의 자산
 

미국은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 제도를 시작한 나라다. 1872년에 미국 서북부 와이오밍주에 위치한 옐로스톤이 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옐로스톤은 경이롭고 신비로운 자연환경으로 많은 방문객들을 놀라게 하는 곳이다.

올 9월 마지막 주에 방문한 옐로스톤은 깊어진 가을 속 청명한 하늘이 인상적이었다. '8'자 모양으로 난 도로를 따라 렌터카를 운전해 달리다 보니 눈 앞에 펼쳐진 눈 덮인 산, 깎아지른 절벽, 깊은 계곡 속 폭포, 시원하게 펼쳐진 평원, 깨끗한 호수 등으로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살아있는 야생 동물들과 쉽게 조우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미국 들소로 알려져 있는 바이슨, 사슴류인 엘크는 옐로스톤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고, 간혹 사람들이 차를 세운 곳에 함께 내리면 멀리 숲속에서 검은 곰 새끼들을 찾아볼 수도 있었다. 가이저(Geyser)라고 불리는 간헐천은 옐로스톤 전역에 분포해 있어 도로 옆에서도 흰 연기를 뿜어내는 작은 간헐천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공원 측에 따르면, 옐로스톤을 다녀간 방문객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밝힌 부분은 △대자연과 야생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 △독특한 화산 지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조나단 셰퍼 홍보담당자는 "옐로스톤 지역은 서부개척시대 미국 정부 차원에서 땅의 소유를 의논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봐야 하는 곳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가 관할하는 숲으로 지정돼 있던 시기도 있었고, 처음부터 국립공원도 아니었다. 방문객들은 자연 보존의 가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미 의회가 국립공원법으로 엄격하게 정해놓기도 했지만, 미국인들은 자연을 자연 그대로 놔뒀을 때 훨씬 가치가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물론 이같은 인식이 생기기까지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조나단은 "1960년대 옐로스톤에서도 동물원처럼 식사시간에 곰을 불러 사람들에게 먹이를 주도록 하는 방식이 쓰였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시도 탓에 곰은 먹이를 스스로 찾지 않게 됐고 오히려 먹이를 주는 사람들을 공격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고민이 번져나갔고, 자연을 활용하기보다 그대로 두는 게 결국 사람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가치를 지키게 됐다.

공공의 여가활동을 위해 개발도 엄격히 제한된다. 공원 운영을 위한 민간과의 파트너십도 대체로 허용되지만 옐로스톤에서 만큼은 철처한 관리를 위해 허용되지 않는다.  

■시대를 앞서 나간 기부 마인드 

옐로스톤 남쪽 출입구를 따라 내려가면 곧바로 닿는 또 다른 국립공원 그랜드티턴은 '태생'이 남다르다.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의 부지 대부분이 기부된 땅이기 때문이다. 

1929년 그랜드티턴은 와이오밍주에서 관리하던 지금보다 작은 규모의 공원이었다. 하지만 1950년, 록펠러 집안에서 인접 부지를 사들인 뒤 국가에 기부하면서 현재의 규모로 넓어졌다. 우리에게 석유왕으로 잘 알려진 존 데이비스 록펠러의 손자, 로렌 S 록펠러가 그 주인공이다.  

공원 측에 따르면, 로렌 S 록펠러는 여행 도중 이곳의 독특한 아름다움에 끌려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땅을 매입한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한 뒤, 이를 내세워 목장을 운영하던 토지 소유자들을 10여 년간 설득해 조금씩 땅을 사들였다고 한다. 물론 당시에도 목장주들은 자신의 이익 창출을 위해 계속 사유지로 이용하고 싶어 했지만 좋은 가격에 땅을 사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웠고, 결국 3만 2000에이커 약 130㎢의 부지를 사들일 수 있었다.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드니스 저메인 홍보담당자는 "엄청난 땅을 남몰래 사들여 국가에 헌납한다는 게 당시나 지금이나 매우 놀라운 일이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는 자연 보존의 가치에 대해 누구보다 의지가 있는 사람이었고, 그러한 이상을 실현시킬 능력도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록펠러 가문은 2007년 그들이 여름별장처럼 이용하던 장소와 부지도 공원에 기부했다. 그곳에 있던 건물은 최근에 모두 철거됐고, 대신 공원 관리에 필요한 시설이 새로 지어졌다. '록펠러 프리저브'라는 이름도 붙여졌다. 또 그랜드티턴과 옐로스톤을 잇는 도로에는 록펠러의 이름이 붙여졌다.  

이런 그랜드티턴에도 지난해 사유지와 공유지가 대립하는 일이 있었다. 와이오밍주가 소유하고 있던 1.6㎢ 크기의 작은 땅을 둘러싼 문제였는데, 당초 학교 부지로 사용될 예정이었던 이 땅을 와이오밍주는 자금난 때문에 매각하기로 했다. 46만 달러의 매매가가 공시되자 한 기업이 땅을 사들이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국립공원 재단과 NPS가 이를 저지하고 나섰다. 기업이 그랜드티턴 내 부지를 사들이면 분명 콘도 같은 편의시설을 만들 것이 뻔했고, 이는 국립공원의 가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재단은 평범한 시민들의 기부와 모금활동을 통해 8개월 만에 23만 달러를 만들어냈다. 록펠러 같은 부자가 아닌 사람들도 자연 보존을 위해서 십시일반 자신의 돈을 내놓은 것이다. 와이오밍주(미국)/글·사진=김경희 기자

기부 끊이지 않는 시애틀 도시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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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 시내에서도 고급 주택들이 즐비한 퀸앤 언덕에 위치한 케리 파크.
   
도시 공원에도 기부의 물결은 끊이지 않았다. 미국 서북부에 위치한 워싱턴 주의 주도 시애틀은 시민들의 지지와 관심 속에 공원이 운영되고 있다.
 
시애틀 시는 2014년 시 예산의 일부를 매년 공원 관리 및 운영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파크 디스트릭트' 법안을 시민들의 투표로 승인 받았다. 이 법안은 공원과 관련된 공공기관과 시애틀시가 함께 만들었고, 이를 시민들이 별도로 투표해 60% 이상이 승락하면서 힘을 갖게 됐다. 시애틀은 다른 도시에 비해 세금이 적은 편이다. 심지어 소득세도 없다. 하지만 시민들은 공원 부지 확대와 운영 관리에 드는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이 늘어나는데 동의한 것이다. 공원 관리에 파트너십도 잘 구축되고 있다. 시애틀 파크 파운데이션은 비영리재단으로 평범한 시민들의 기부를 받거나 사업체와 재력가들로부터 모금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시애틀의 많은 공원들 또한 기부 받은 땅이다. 시애틀의 상징인 스페이스 니들과 태평양 해안을 바라볼 수 있는 케리 파크도 1927년 알버트 스페리 케리와 그의 부인 케서린 케리가 시민들이 경치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기부됐다.

시애틀은 전체 도시 면적 5만 2765에이커, 213.5㎢ 중에 공원만 6590에이커, 26.7㎢를 차지한다. 도시 전체의 12.5%가 공원이며, 인구 1000명당 9.9에이커, 약 4만 468㎡를 보유하고 있다. 시민 1명당 공원 관련 예산 투입액은 연간 281달러로 미국 내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공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애틀시가 보유한 공원예정지가 26곳이 있는데 1년에 1곳 이상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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