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금정산 부지 가 보니]
페이지 정보
본문
개발 예정지에 수령 100년 된 나무만 100여 그루

▲ 부산대의 금정산 자락 근린공원 지정 해제와 개발 계획에 대해 시민 환경단체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개발 예정 현장을 답사해 수림 생태를 조사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둘레 2m, 직경은 60㎝ 이상입니다." "1년에 직경 6㎜씩 자라니, 최소 100살을 넘긴 어르신이네요."
한 회원이 자로 수치를 재고,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사무처장이 수령(나무 나이)을 설명하자 참가자들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환경단체 대상지 임상 실측
해송·적송·서어나무 등
500m 구간서 식생 '다양'
"국공유지 개발 선례 안 돼"
"와~ 이렇게 멋진 숲과 계곡이 있었나요?" "여기를 개발해 캠퍼스를 짓는다고요?"
지난 11일 오후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경암체육관 뒤편 숲. 산성로 바로 옆 등산로를 따라 줄자와 수고측정기(나무 높이를 재는 기구)를 든 환경단체 회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부산일보 보도(지난 10일 자 1·3면)를 통해 부산대의 금정산 개발 계획이 알려지자, 대상지의 임상(숲의 생긴 모습) 파악에 나선 것이다. 이날 임상 실측에는 부산그린트러스트, 범시민금정산보존회, 금정산지킴이단 등 지역 환경단체 회원 10여 명이 참여했다.
등산로를 따라 몇 걸음 옮기자 이번엔 더 큰 소나무가 나타났다. 두 팔을 한껏 벌려 줄기를 안아 보지만 양 손끝 사이로 한참 여유가 남을 정도. 나무 주변에서는 큼지막한 화강암 바위들이 수려한 자태를 뽐냈다. "졸졸졸~." 물 소리를 따라 작은 고개를 넘자 밑바닥이 구석구석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계곡물이 나타났다.
무위암 입구부터 무장애숲체험장까지 500m. 두 시간 동안 등산로 양옆으로만 수령 100년 이상 나무 20여 그루를 실측 확인했다. 육안 파악본까지 합치면 어림잡아 100여 그루. 해송 사이로 간간이 적송(육송)도 눈에 띄었고, 서어나무, 때죽나무, 굴피나무, 산벚나무 등 다양한 식생이 발견됐다.
이성근 사무처장은 "부산지역에 공원일몰제로 해제를 앞둔 면적 중 절반이 국공유지인데, 금정산이 개발 선례가 되면 다른 국공유지는 물론 사유지 개발을 막을 근거도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이날 임상 파악을 시작으로 대상지 전역에 대해 본격적인 실측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께 부산시청 앞에서는 지역 시민환경단체 연합모임인 '금정산국립공원지정 범시민운동네트워크'와 '2020 도시공원일몰제대응 부산시민행동' 관계자들이 모여 금정산 개발 부산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시민의 뜻으로 부산대 금정산 개발을 불허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부산대 측에 개발계획 백지화, 대체부지 활용, 일몰제 국유지 존치 동참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시민사회의 반발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부산대가 개발 계획을 강행한다면 전면전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
- 이전글
- 부산대, 땅도 확보 않고 부설 특수학교 추진
- 18.05.16
-
- 다음글
- "부산대, 금정산 개발 철회하라"
- 18.05.1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