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그린트러스트

언론보도

도시공원 지킬 지방선거, 물 건너갔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144회 작성일 18-06-22 11:06

본문

부산을 일러 산과 강, 바다가 있는 '3포 지향의 도시'라 자찬해 왔다. 그러나 지난 30년 도시개발 과정에서 이뤄진 마구잡이 개발은 부산의 원형을 크게 훼손했다. 두려운 일은 그나마 개발로부터 벗어나 있던 부산의 거점 산지와 해안 절경으로 이뤄진 도시공원이 2020년 7월 1일부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공원 찾아 지지 호소하는 후보자들
공원일몰제 대책엔 철저히 침묵
 
도시공원 확보 명시한 법률로 보면
당선되기 전에 벌써 직무 유기한 셈
 
이런 위기에 직면해 시민사회는 시민 삶을 '벼랑 끝에 선 도시공원' 그 자체로 규정하고, 정부와 부산시의 대책을 촉구해 왔다. 부산시는 민간공원 특례제 말곤 달리 대안이 없었고, 의지조차 미약했다. 그래서 얻은 오명이 '공원 포기 도시'였다. 지방선거는 '공포 도시'를 벗어나기 위한 또 다른 희망이었다.
 
후보들은 철저히 침묵했다. 어처구니없게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부산시장 후보들은 각지의 공원을 찾아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토지매입비를 들먹이며 공약 채택의 부담스러움을 변명했다. 예상 못 한 바 아니지만, 집으로 배달된 선거공보 속의 공약을 보며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한 줄의 언급도 없었다. 대신 내건 공약은 여전히 개발 위주의 낡은 노래가 대부분이었다. 그 공약의 실행을 위해 수천억 원에서 수십조 원의 예산 조달이 수반됨에도 발등의 급한 불, 공원일몰제는 철저히 외면했다.

참담한 노릇은 시장 후보가 외면하고 함구한 공원일몰제 공약은 기초단체장, 시·구의원 후보까지 죄다 침묵했다는 것이다. 한심한 노릇이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이 순간에도 도시공원은 해제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해제된 가야공원에 더해 환경의 날을 전후하여 사직공원과 기장 봉대산공원이 해제됐다. 서구 진정산공원은 해제가 임박했다. 이런 결과는 국토부가 의회 해제권고제 등 해제를 손쉽게 하도록 법령을 개정함으로써 가능했고, 부산시도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정비목표제를 도입해 정부의 지침에 충실히 따른 결과다. 상황이 이런데 급한 일이 아니라면 한참 잘못된 것이다.  

혹자는 도시공원이 해제되더라도 함부로 개발할 수 없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가. 위성지도를 펼쳐 놓고 부산의 산자락을 훑어보면 신음이 저절로 난다. 산자락 경계부를 넘나들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다양한 형태의 현장은 일몰제로 사라져 갈 내일의 도시공원이다. 지주들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온전하게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그들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심지어 소송에 대비해 다양한 전술까지 세우며 변호사 선임도 마다치 않고 있다. 해제되는 그날로부터 당장 출입금지 펜스며 철책을 칠 것이라고 벼르는 지주도 있다고 한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후보들이 지주들의 대변인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무심할 수가 없고, 천하태평일 수가 없는 것이다. 2020년 7월 1일을 전후해 부산의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은 급격한 감소를 예고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1인당 녹지 기준은 9㎡이고 생활권 공원 면적은 6㎡이다. 2020년 이 수치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당장 도시 숲 덕분에 40%의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사라질 것이다. 도시 열섬 방지와 기온 조절 장치의 교란에 따른 온도 증가를 가속화해 에너지 낭비를 부채질할 뿐만 아니라 시민이 무상으로 이용하던 건강증진 산책로 갈맷길 곳곳이 차단되어 원성을 살 게 뻔하고, 최후에는 숲 대신 난개발의 괴물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공원일몰제다.

지역 시민사회가 공원일몰제에 목을 매는 이유는 2년도 채 남지 않은 절박성과 그로 인한 폐해가 치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시장·군수는 국토교통부령에 의거해 도시공원과 녹지를 확보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작금의 지방선거 후보들은 당선도 되기 전에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부산의 미래, 시민의 미래를 지켜라  부산일보 6.7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공원녹지시민계획단

시민과 함께 부산의 공원녹지 100년을 구상하기 위한 작년에 이어 제2기 부산광역시 공원녹지 시민계획단을 모집 합니다. 많은 관심에 참여를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