떻게 생각하십니까] 핑크뮬리, 시민은 반기는데… 전문가는 경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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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낙동강하구에코센터 피크닉광장에 조성된 핑크뮬리 밭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선배 기자ksun@
가을꽃의 새로운 강자 '핑크뮬리'가 대저생태공원을 넘어 을숙도생태공원까지 진출했다. 시민들은 핑크뮬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져 반기는 분위기지만,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외래종 도입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내고 있다.
SNS 타고 '핑크뮬리 샷' 붐
작년부터 대저·을숙도 식재
"배경 예뻐 막 찍어도 인생샷"
"무분별한 외래종 도입 잘못"
지난 주말, 을숙도 생태공원 피크닉광장은 핑크뮬리를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을숙도 생태공원 진입로부터 빼곡히 가득찬 차량은 핑크뮬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관람객들은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핑크빛 물결을 배경으로 연신 셔터를 눌렀다. 친구와 함께 온 김진하(26·여·동래구 온천동) 씨는 "예전에는 핑크뮬리를 보려면 제주도나 경주까지 가야 했는데 이제 부산에서도 쉽게 핑크뮬리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면서 "배경이 예쁘니까 어떻게 찍어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핑크뮬리라 불리는 '분홍쥐꼬리새'는 미국에서 들어온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4년 전 제주도의 한 생태공원에 들여온 핑크뮬리 군락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올 들어 전국 각지에 우후죽순 핑크뮬리밭이 조성됐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도 최근 핑크뮬리 유행에 따라 작년보다 식재량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대저생태공원에 1350㎡ 규모로 조성됐던 핑크뮬리 군락은 올해 5000㎡ 늘어나 총 6350㎡에 이르렀다.
올해는 을숙도 생태공원에도 1200㎡ 규모의 핑크뮬리 군락이 조성됐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 관계자는 "더 많은 볼거리와 생태관광을 제공하기 위해 을숙도 생태공원에 핑크뮬리를 전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낙동강 관리본부에 따르면 대저생태공원에는 주말마다 6000~7000여 명, 을숙도생태공원에는 4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낙동강 유역의 생태를 보전해야 할 낙동강 관리본부가 앞장서 핑크뮬리를 심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을숙도 생태공원의 경우 유채꽃, 원추리 등을 솎아내고 핑크뮬리를 심어 더욱 지탄을 받고 있다.
부산 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는 "을숙도 생태공원은 동식물을 복원시킨다는 의미를 지니는 곳인데 이미 자리를 잡은 주류식물을 밀어내고 사람들 시선을 끌기 위해 무분별하게 외래종을 끌어들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대 손병구(원예생명과학과) 교수는 "억새 종류는 생존력이 매우 강하다. 현재 을숙도나 대저생태공원에 심은 규모로 봤을 때 주변으로 금방 번져 갈 수도 있다"면서 "아직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안 돼 그 여파를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지자체에서 앞장서서 심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부산일보 서유리 기자·박세종 대학생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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