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울지 않는 해안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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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환경단체가 지난여름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지 숲을 중심으로 여름 철새의 울음소리를 조사한 결과 육지숲에 비해 해안숲에 사는 새가 확연히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환경단체, 울음소리 조사
육지숲에선 5종 대부분 채집
해안숲에선 1~2종에 그쳐
난개발·산책로 조성 등 영향
부산그린트러스트와 부산환경운동연합, 습지와새들의친구 등 환경단체는 올 5월부터 석 달간 회원과 시민들이 부산 내륙과 해안숲(45개 지점)에서 진행한 야행성 여름 철새 서식 실태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소쩍새, 쏙독새, 솔부엉이, 호랑지빠귀, 큰소쩍새 등 5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태종대유원지 1종(쏙독새), 이기대공원 1종(소쩍새), 몰운대유원지 2종(솔부엉이·호랑지빠귀) 등 대부분의 해안숲에서 새소리가 적게 채집됐다. 반면 대규모 육림이 있는 산지에는 다수의 새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광산유원지와 장전공원(금정산)에서 5종이 모두 발견됐고, 황령산(남·북사면)과 금강공원에서도 큰소쩍새만 뺀 4종이 모두 확인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해안지역 숲이 난개발로 많이 훼손되고, 산책로 조성 등으로 사람의 방해가 심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새별로 살펴보면 소쩍새가 가장 많은 34개 지점에서 관찰됐고, 솔부엉이(26개 지점)도 비교적 흔하게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선 희귀종 중에서도 드문 '큰소쩍새'가 금정산과 불광산, 엄광산 등 3개 지점에서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장전공원(금정산)의 경우 올봄 부산대가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다 환경단체의 반발을 샀던 곳이서 보존 당위성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는 "당초 예상과 달리 바다와 접한 숲에서 새들이 적게 출몰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만큼 환경이 심하게 훼손됐다는 증거"라며 "금정산 장전공원의 경우 100년 이상된 곰솔 등 소나무 밀집지역인 데다 큰소쩍새까지 발견돼 더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육안으로 새 관찰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야간에 새 울음소리를 채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앞서 환경단체 회원과 시민들은 한 달 동안 새의 습성을 공부하며 울음소리로 새를 식별하는 교육을 받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내년 7월부터 시행될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비하는 자료로도 요긴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지난달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 종합대책을 발표한 부산시는 난개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기대공원을 1순위로 꼽고 매입을 추진 중이다.
부산시 여운철 공원운영과장은 "이번 조사는 조류 보호 대책 마련은 물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부산의 도시공원을 관리해 나가는 데 충분한 활용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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