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살 노거수 살리자 머이 맞됐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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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주택 재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인 500년 수령의 노거수(본보 지난달 26일 자 8면 보도)를 보전할 방법을 찾기 위한 ‘끝장 토론’이 열렸다.
17일 오후 2시께 사상구청 주최로 시·구청 관계자를 포함한 조경 전문가, 교수, 시·구의회, 그린트러스트 등 12개 단체 50여 명이 참여해 노거수 ‘이식과 존치’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며 팽팽히 맞섰다.
12개 단체 50여 명 ‘끝장 토론’
“이식하거나 제자리 존치 가능”
“단지 내 공간 없고 수송 문제”
보전 놓고 의견 팽팽히 맞서
시·구청 “존치 위해 계속 소통”
나무 전문가들이 노거수를 바라보는 입장도 엇갈렸다. 영남나무종합병원 원장은 ‘이식 가능성’을 주장하며 나무 살리기에 힘을 실었다. 영남나무종합병원 한상길 원장은 “이식 시 고사 위험성은 잔재하지만, 수백 년간 잘 자라왔고 현재도 살아 숨 쉬는 생명체”라며 “나무의 역사적 가치가 있기에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이식을 위해 노력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나무 이식 비용과 고사 등 위험성에 비해 노거수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능전조경건설 고부규 대표이사(조경학 교수)는 “개국공신이 심은 나무라면 가치가 있지만, 이 나무는 그러한 문헌도 없다”며 “재개발 지역 내 존치는 불가능하고 이식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죽을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나무 처리에 전권이 있는 조합 측은 ‘이식과 존치’ 두 가지 가능성 모두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이경규 조합장은 “단지 내부에는 여유 공간이 없고 나무의 높이만 10m에 달해 외부 이식 과정인 도로 수송에서의 교통문제와 ‘전선 걸림’ 등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개발 주체인 조합과 시공사 측은 노거수 뿌리가 아래로 넓게 뻗어있어 존치 시에 반경 20m 가량을 보전해야 해 공간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나무 이식 부지를 협조해 구해보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시 신상해 의원과 사상구 조병길 의원은 “단지 내 여유 공간이 없다면, 주례1동 주민센터 옆 부지로 옮기는 방안도 건의해보겠다”며 “조합, 시공사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숙의과정을 거쳐 상호 의견 수렴을 노력하고 정치권에서도 의견을 모아 피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민 환경단체도 꾸준한 소통을 통해 어떠한 방법을 마련해서라도 ‘가치 있는 역사’를 지켜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 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사무처장은 “이 나무는 해당 부지에 들어설 아파트 한 동보다 더욱 가치가 있는 역사”라며 “문화자원으로서 그에 맞는 예우 조치를 하는 것이 후손의 도리다”고 말했다.
본보 보도 이후 한달 여 만에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모여 열린 첫 현장 설명회에서 의견 도출이 이뤄지지 않자, 사상구청 측은 ‘존치’를 위해 소통에 계속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사상구청 측은 “부산시와 구청 측은 ‘존치’를 원하고 있지만, 재개발 주체인 조합 측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조합 측과의 꾸준한 소통 과정을 거쳐 나무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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