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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그린트러스트이사장 -여성 기업가들의 멘토 김경조 경성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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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6,346회 작성일 19-07-2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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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조 경성산업 대표는 부산지역 여성 기업가들의 멘토로 불린다. 그는 “창업을 하기 전에 관련 분야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원태 기자 wkang@ 김경조 경성산업 대표는 부산지역 여성 기업가들의 멘토로 불린다. 그는 “창업을 하기 전에 관련 분야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원태 기자 wkang@

김경조(63) 경성산업 대표는 1인 제조업체를 창업, 강소기업으로 일권 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부산벤처기업협회를 맡아 1000억 원대의 벤처타운을 완공시킨 뚝심의 리더십 소유자이기도 하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학구파이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조직관리, 사업, 공부, 기부 등 어느 면에서도 빈틈이 없는 김 대표. 그는 올 초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산지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여성 기업가들의 권익 향상과 역량 강화, 화합 도모를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부산 여성 CEO들의 멘토’로 자리매김한 김 대표를 부산 강서구 녹산동 경성산업 집무실에서 만나 여성 기업가로서의 성공담과 애환을 들어 봤다. 

올 초 여성경제인협회 부산지회장 맡아 

회원 간 화합·해외 판로 개척에 주력 

남성과 다른 여성 기업인 장점이라면 

부드럽고 수평적 리더십과 섬세함 

영세성·사회적 인식 부족은 애로사항 

1997년 직원 한 명 데리고 창업했지만 

IMF 사태로 첫해 3000만 원 흑자부도 

남편 실직하자 절박한 심정으로 사업해 

20% 고객이 매출 80% 차지한다는 

‘파레토 법칙’ 지키면 회사 망할 리 없어 

새 차 구입 자금을 5년간 기금으로 내 

아너소사이어티 33호 회원으로 가입 

아내·엄마로 살아오다 사업하면서 

내 이름 석 자 불리는 게 가장 큰 보람 

-여성경제인협회 부산지회장을 맡은 지 6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무슨 일을 했나?

“과거에 지회 내에 불협화음이 좀 있었다.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회원들과 다산 유배지 강진에 워크숍을 다녀왔고, 며칠 전엔 허용도 부산상의회장의 태웅을 방문했다. 기업 탐방은 이번이 처음인데, 다들 굉장히 만족해 했다. 회원들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고 우수 기업을 발굴해 해외 판로를 도와주는 일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오는 7월 9일이 지회 창립 20주년이라면서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화합 차원에서 합창단을 조직해 연습 중인데, 기념행사에서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워크샵을 갔다가 전남 강진군 백련사를 찾은 부산 여성 기업가들과 함께. 워크샵을 갔다가 전남 강진군 백련사를 찾은 부산 여성 기업가들과 함께.

-여성 기업인의 장점과 단점은 뭔가? 

“장점은 부드러운 리더십과 섬세함이 제품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는 점이다. 수평적 리더십과 가족적 기업 분위기도 남성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단점이라기보다 애로사항이 있다. 규모의 영세성, 사회적 인식 부족, 산업별 분포의 편중성, 금융기관 접근에서의 차별 등을 들 수 있다.”

김 대표는 자신도 창업 초기에 많은 오해와 차별, 편견을 겪었다고 말했다. 영업을 하기 위해 회사 경비실을 통과할 때면 ‘‘보험 판매하러 왔느냐”는 등 잡상인 취급을 받았다고. 방문 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해 명함과 카탈로그를 보여주면 “전공이 뭐냐”, “패션업 하는 게 낫지 않나” 같은 놀림도 받았다고 한다.

-창업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고언을 한다면? 

“창업을 쉽게 생각하고 달려들면 낭패를 본다. 어떤 분야의 창업을 할 것인지 생각한다면, 그 업종에 취업을 하든지,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해서 충분히 경험을 쌓아야 한다. 창업 전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을 체화해야 한다.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정부가 청년들 취업 안 된다고 창업을 부추기는데, 잘못하면 신용불량자 낳기 십상이다.” 

- 회사 얘기를 좀 해 보자. 경성산업은 어떤 회사인가? 

“자동차 부품 생산에 들어가는 연마제 생산 업체이다.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로 지정돼 있고, 국·내외 100여 업체에 납품한다. 지난해 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종업계에선 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됐나? 

“1997년 3월 직원 한 명을 데리고 창업했다. 제강회사 다니던 남편 친구가 남편더러 퇴직하면 한 번 해 보라고 권유한 게 연마제 생산이다. 그런데 내가 먼저 시작하게 됐다.”

-사업은 순조로웠나? 

“그럴 리가 있나. 나는 그전에 전업주부였다. 연마제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다. 창업 첫해에 IMF 사태가 발생해 3000만 원 흑자 부도를 맞았다. 더 손해 보기 전에 사업을 접으려 했다. 그런데 그 다음 해인 1998년 6월 28일 은행 퇴출이 발표됐다. 당시 지점장이던 남편이 졸지에 실직했다. 할 수 없이 사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남편이 나를 먹여 살렸으니, 이제 역할을 바꾸자며 절박한 심정으로 사업을 이어갔다고 한다. 어렸을 때 철공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잔심부름을 한 경험이 그나마 현장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지금은 남편이 생산관리를, 큰아들(43)이 기획관리를 맡고 있으며 김 대표는 영업을 책임지고 있다. 

경성산업 회사 전면. 경성산업 회사 전면.

-자신만의 영업 원칙 같은 게 있나? 

“업체를 방문하면 보는 게 있다. 우선 회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본다. 그리고 환경이 깨끗하게 정리돼 있고 직원들 움직임이 빠르며 시스템이 정리정돈돼 있는지를 본다. 다음으로 직원들 눈빛을 본다. 이것들이 충족되면 물건을 줘도 이상이 없다. 그렇지 않은 회사는 곧 문을 닫게 된다.”

김 대표는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우선하는 게 영업 제1 원칙이라고 했다. 밤 12시에 직접 제품을 차에 싣고 가져다준 적도 있다. 김 대표는 ‘파레토 법칙’, 즉 ‘20%의 고객이 매출의 80%를 차지’하게 하게끔 거래처를 구성하면 회사는 망할 리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술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와전된 것이다. 단체 장(長)을 11년간 하다 보니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나의 원칙은 ‘선제공격’이다. 한 잔 한 잔 다 받아 마시면 골병든다. ‘병권’을 잡고 모든 참석자들에게 폭탄주를 서너 잔씩 날려버린다. 그러면 술자리가 빨리 끝난다. 폭탄주는 나를 보호하는 수단이다.(웃음)”

-지난해 부산벤처타워가 준공됐는데, 우여곡절이 많지 않았나?

“벤처타워 건립을 계획했던 박환기 2대 벤처협회 회장이 착공 며칠 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당시 수석부회장이었던 내가 회장직을 이어받으며 공사를 책임지게 됐다. 공사 4년 내내 어려운 문제가 대두됐지만 그때마다 은인이 나타나고 문제가 잘 해결됐다. 감사한 일이다.”

김 대표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때문에 분양이 불확실했으나 부산은행이 전 지점을 통해 홍보를 도와 사무실 분양이 100% 이뤄진 게 천만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 대표는 남성 중심의 부산벤처기업협회 회장직을 3연임(2011~2018) 하며 벤처타워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저승 문 앞에 몇 번 갔다왔다”는 말로 그간 겪은 역경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부산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33호 회원인데. 

“33번은 불교에서 ‘삼천대천세계 무주상보시 세계’라는 의미가 있다. 33번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입하게 됐다. 보통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되려면 한꺼번에 1억 원을 내야 하는 줄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최장 5년까지 나눠 내면 된다. 나는 타던 차를 5년 더 타는 대신, 새 차 구입 자금으로 기금을 5년간 나눠 냈다.” 

김 대표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아너’의 중요성을 설득해 13명을 회원으로 가입시켰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부산적십자사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07년부터 140여 회에 걸쳐 108만 2000원을 기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번에 1000만 원을 특별회비로 냈다. 김 대표는 그 외에 명절 때마다 동사무소 등에 쌀과 성금을 전달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공헌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사장은 어떻게 맡게 됐나? 

“전임자가 갑자기 사임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맡게 됐다. 좋은 일을 하는 단체의 살림살이가 어려워 좀 도와주고 싶었다. 내년 7월 공원일몰제가 시행되면 부산의 공원이 난개발 위기 몰린다. 지방자치단체가 땅을 사들여야 하는데, 그럴 형편이 못 된다. 그래서 시민들을 상대로 땅 한 평 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도시공원이 많아야 시민 삶의 질이 향상될 것 아닌가.”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43살 때까지 아내, 엄마로 살았다. 사업을 하면서 내 이름 석 자가 불려지는 게 너무 좋았다. 명함을 내밀며 내가 이런 일을 한다고 소개할 때, 뿌듯하고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향후 계획은? 

“은퇴 전에 젊은 후배들에게 멘토 역할을 많이 해 주고, 젊은 여성 기업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고 싶다. 물론 그전에 처음 목표로 잡은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고 수출탑과 산업훈장을 받고 싶다.”

김 대표는 정부의 ‘소주성’ 정책에도 일침을 가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하고, 주 52시간 근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윤현주 선임기자 hohoy@busan.com


108배로 일과 시작하는 독실한 불교 신자 

김경조 경성산업 대표는 여성의 신분으로 엄청난 사회적 역할을 어떻게 다 소화할 수 있을까? 체력은 달리지 않을까? 그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게 건강관리이고, 절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독실한 불교신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108배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고. 요즘은 체력이 달리는 데다 일과가 바빠서 108배나 300배에 그치지만 사업을 하기 전 젊었을 때는 최대 10만 배를 연이어 한 적도 있다고 했다. 

피아노 연습 중인 김 대표. 피아노 연습 중인 김 대표.

포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그는 젊은 후배 기업가들에게도 절을 권장한다. “절을 하다 보면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마음에 뭔가 꽉 차는 느낌이 든다.” 요즘엔 피아노 레슨을 받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은퇴 후 노인정에 가서 반주 봉사를 할 날을 꿈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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