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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공원 매입 빨간불] 1년 앞둔 공원일몰제 현황·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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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6,660회 작성일 19-07-2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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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공원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자연경관 보존을 위해 부지 매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기대, 동백섬 일원, 해운대, 달맞이, 청사포(사진 왼쪽부터) 등 부산 대표 공원들의 지정 면적과 매입 예상 비용. 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

이기대공원, 청사포공원, 해운대공원, 황령산유원지 등 90개 공원. 74.56㎢.

2020년 7월 1일이 되면 출입조차 어렵게 될지도 모르는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부산의 관광지이자 공원들이다. 공원일몰제로 공원지정이 해제되면 공원 내 사유지들은 토지용도상 자연녹지가 돼 4층 이하의 건축물 건립이 가능해진다. 시민들이 쉽게 찾는 공원이 난개발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부 감정가-지주 예상 땅 가격

10배 이상 차이 나 접점 쉽지 않아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 확보 난망 

정부 예산 지원·법률 개정 시급 

공원 지키기 시민운동도 필요 

부산시에 주어진 시간은 단 1년. 20년간 일몰제만을 손꼽아 기다려 온 사유지 주인들의 반발과 치솟을 대로 치솟은 땅값은 공원 사수에 나선 부산시를 압박하고 있다. 공원 전문가들은 ‘공원 사수’를 위해 “예산 증액뿐만 아니라 법적, 제도적 장치와 시민운동 등 다양한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일몰만을 기다리는 부동산과 땅주인 

“350억~400억 원은 받아야 할 겁니다. 부산시가 제시하는 금액은 터무니없습니다.”

이기대공원 어울마당 일대 7만 9200㎡(2만 4000평) 가량을 소유하고 있는 땅 주인은 부산시의 부지 매입 계획에 고개를 내저었다. 부산시의 예상보다 많이 나온 감정평가 액수조차 땅 주인에게는 턱없는 액수였다. 부산시가 의뢰한 이기대 공원 전체 사유지 69만 8895㎡의 감정가는 330억 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전체 면적의 10%인 7만 9200㎡ 면적을 소유하고 있는 땅 주인은 이 땅만 해도 4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땅 주인은 “서울과 해외에서도 땅과 관련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시와는 금액으로는 접점이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청사포, 해운대공원의 사정도 마찬가지. 내년 본격적으로 개발사업을 준비하는 지주들의 움직임도 일몰제 1년을 앞두고 포착된다. 해운대공원 사유지 소유주는 호텔 건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부동산과 부산시로는 청사포 공원 일부 부지를 아파트, 호텔 등으로 개발 가능한지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3년 뒤인 2022년 공원 지정이 해제되는 달맞이공원 사유지 4만 9738㎡도 개발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 이미 일대 빌라 단지, 카페촌이 형성돼 있어 손쉽게 추가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운대 일대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해운대공원, 동백유원지, 달맞이 공원은 부산뿐 아니라 전국에서 눈독을 들이는 땅이다”며 “시가 사유지 주인들의 동의 없이 이를 수용하려 한다면 반발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예산 등 전방위 대안 찾아야 

부산시가 내년 공원일몰제에 대비하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예산을 투입해 사유지를 강제 매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토지 용도 변경을 통해 매입 대신 녹지를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높은 땅값과 강한 주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초 진정산공원, 괴정공원, 병산유원지, 가덕유원지, 거북섬유원지 등 5곳에 용도지역 변경 절차를 진행했다. 내년 일몰제가 시행되면 자연녹지로 공원이 돌아가는 만큼 자연녹지보다 개발이 어려운 보전녹지로 용도지역을 사전에 변경했다. 5개 공원과 유원지에 대해 시 예산을 투입해 매입하는 것보다 용도지역 재지정을 통해 녹지를 보전하자는 취지다. 토지 소유주들은 즉각 반발했다. 보전녹지로 지정될 경우 자연녹지에 비해 개발 행위 등에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LH 토지은행 제도 등을 통해 예산 2498억 원을 부산시에 지원하기로 하고 지방채 발행에서도 이자를 면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유지 매입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추가 예산 지원, 법률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는 “현재는 지방정부가 예산, 공원 매입 등 모든 짐을 지고 있는데 중앙정부 차원에서 공원 사수 의지를 밝히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부지를 정부에 매각하는 토지소유자에게 종전에 없던 큰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시민운동 차원의 공원 지키기가 부산에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제주, 서울, 청주 등지에서 시민 모금을 통해 공원 지키기에 나선 것이 그 사례다. 청주시는 시민들이 참여해 올 4월 29일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청주 도시공원 트러스트 등과 ‘청주 도시공원 트러스트 협약’을 맺고 시민 모금을 벌여 4200만 원을 모금했다. 부산에서는 이기대, 청사포 등 해안 공원이 곧 관광지인 특성상 이 같은 방식으로 ‘공원 사수’를 해낼 경우 전국적인 귀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맹지연 2020도시공원일몰제대응전국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은 “사유지 지주들과의 협의와 설득의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부산의 경우 천혜의 경관을 가진 공원이 많은 만큼 제도적, 법적 장치를 총동원해 일몰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곽진석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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