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 중심도시 부산 만들기? BRT 구간, 역행하는 시책
페이지 정보
본문
“BRT(중앙버스전용차로)로 보도 좁아져 시민안전 위협”
부산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
22일 열린 부산시의회 제279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부산 현안 사업과 관련된 질의가 쏟아졌다.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최영아(비례) 의원은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사업 시행에 따른 시민 보행 불편과 관련해 “동래시장과 서면(부전시장~광무교) 구간 등이 BRT 공사로 보도 폭이 좁아져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BRT 사업을 진행하면서 보도 축소나 가로수 이식 과정을 시민에게 사전에 널리 알리는 등 보행권과 관련해 세심한 배려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거돈 부산시장은 “동래시장 인근 BRT 공사 구간은 한국전력에서 설치한 전압기로 인해 (보행권 확보에) 힘든 부분이 있다”며 “보행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보행 중심도시 부산 만들기? BRT 구간, 역행하는 시책
<앵커> 민선 7기 부산시가 도시철도 중심의 교통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었죠. 하지만 이미 계획이 세워졌던 BRT 사업은 그대로 추진중입니다.
BRT 구간의 보행 환경을 점검해봤는데, 시민안전은 제대로 신경쓰고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어떤 상황인지, 차선영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제279회 부산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시민들의 보행 안전은 뒷전인 부산 BRT의 문제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int. 최영아 / 부산시의원
실제로 내성~중동, 그리고 내성~서면, 여기에 보도 축소가 얼마나 됐는지 알고 계십니까?
int. 박진옥 / 부산시 교통국장
중동 같은 경우는 보도 축소가 3.5km, 16.8%가 축소됐고 내성~서면 간 6.6km입니다. 여기는 3km, 22.7%가 축소됐습니다.
내 집 마당처럼 편안한 사람 중심 보행도시를 만들겠다는 기치를 내건 부산시가, 차량 중심 도시를 만드는 건 아닌 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int. 최영아 / 부산시의원
차도 위주의 공급 정책은 승용차 수요를 유발한다고 생각되는데 교통 문제도 더 악화시키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int. 박진옥 / 부산시 교통국장
차도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듯이, 그런 일부 시책은 인정합니다.
S/U> 버스는 막힘없이 빨리 달려 도착 시간이 단축됐는데, 버스를 이용하거나, BRT 구간의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이 곳곳에서 위협받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가장 먼저 BRT구간이 구축된 동래 내성교차로에서 중동 지하도로 구간을 직접 둘러봤습니다.
동래구의 한 전통시장 앞. 출근 시간, 어김없이 많은 시민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내달리는 버스에다, 바쁘게 이동하는 승용차로, 아찔한 순간들이 반복됩니다.
한 명이 서 있기도 좁아보이는 보도에 늘어선 시민들, 또 버스 정류장에 내린 시민들의 안전이 멀리서도 위험해 보입니다.
S/U> 시민들이 기다리는 공간의 보도폭을 직접 재어 보겠습니다. 폭이 1미터가 채 되지 않습니다.
int. 이필선 / 동래구 복천동
여기 밑에 버스정류소는 내려서 올라오면 보도폭이 참 좁습니다. 버스가 확 지나가면서 우산을 쓰고 있었는데 우산이 부딪혔는지 아저씨가 넘어져서….
협소하고 좁은 길을 건너 버스를 타야하는 어르신.
어린 아이를 데리고 길을 건너야 하는 엄마에겐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버스와 차량들로 사고가 날까 불안합니다. 대중교통 이용은 편리해졌지만, 좁은 도로에 양방향의 BRT 버스정류소를 설치하느라 시민들의 보행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int. 지역주민
버스가 덜 밀려서 바쁜 사람들 시간은 지킬 수 있고 그런 것 괜찮은 것 같아요. 중간 부분에 보도가 있다보니깐 조금 어른이 지나가도 한번씩 조금 위험한 것 같기도 하고 또 중간 중간
설치되어 있어서 헷갈려 하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횡단보도가 설치된 도로와 보도의 단차가 커 자전거나 유모차, 휠체어가 이동하기에도 위험합니다. 부산BRT 구간이 교통약자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이윱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부산시에선 마땅한 대책이 없습니다.
int. 오거돈 / 부산시장
법으로 규정하는 보도 유효폭은 2미터로 되어 있죠. 최소 유효 보도폭은 1.5미터입니다.
int. 최영아 / 부산시의원
이 좁은 보도폭에 대해서 어떻게 하실 건지를 여쭤본 겁니다.
int. 오거돈 / 부산시장
현장에 한 번 가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지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S/U> 이 구간은 개통된 지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시민들의 호소가 잇따랐는데, 별다른 대책없이 시간을 보낸 겁니다. 보신 것처럼 이미 사업이 시행된 후에는 사실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연말까지 2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성교차로~서면교차로 구간으로 가보겠습니다.
한창 BRT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입니다. 도로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다 보니, 좁아진 보도 사이를 어렵게 빠져나와 시민들은 임시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사를 안내하고, 시민들의 보행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표지판은 턱없이 부족해 이대로라면 위험한 시민들의 통행은 공사가 끝나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도로 만드는 데 급급한 탓에 이 구간 가로수 841그루 중 350여 그루를 뽑거나 옮겨 심는 등 BRT 구간의 조경 훼손도 문젭니다.
INT. 이성근 /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부산시가 보행천국을 만들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죠. 보행로를 줄이는 형식의 BRT 공사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고. 보행 가로 환경이 가지고 있는 환경적 기능이 있거든요. 미세먼지 흡착이나 대기가스 저감, 경관성, 폭염의 대비 이런 것들을 더 확장해야 하는데 오히려 축소가 되고 있어서 여기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강행한다는 자체가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시는 BRT공사로 보도폭이 줄어들어 가로수를 심을 자리가 마땅치 않은 곳은 식재가 어렵다는 입장인데, 여름이면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int. 이필선 / 동래구 복천동
은행나무가 엄청 크고 그늘도 많이 지고 좋았거든요. 지금 보면 나무가 없어서 오고 가는 사람들이 땡볕에 완전 불을 몸에 들어붓는 듯한 느낌입니다. 나무 하나 없으니까.
int. 지역주민
인도가 좁아졌잖아요. 1m 안으로 들어오고 가로수 뽑아버리고, 그래서 여기 횡단하는 사람들이 더워서 보행하기 힘들죠.
대중교통을 활성화 하느라 보도를 줄이고, 보도를 줄이다보니, 예전의 울창한 가로수 숲길은
자취를 감추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int. 최영아 / 부산시의원
이식이 돼야 하고 잘 자랐던 교통섬이 사라져야 하고 요즘처럼 미세먼지라든가 열섬 완화 효과가 필요한 시기에 이런 BRT 공사를함에 있어서 제한은 안했습니까?
int. 임경모 / 부산시 건설본부장
BRT도 시민에게 꼭 필요한 시설입니다. 가로수도 시민에게 꼭 필요한 시설입니다만 두 가지 공존하기 위해서 저희가 최대한 공사 구간에 가로수 식재가 많이 될 수 있도록….
부산 BRT 사업은 지난해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사업의 재추진이 결정되면서 논란이 봉합된 상황.
CG>
지난 5월 말, 동래 내성교차로에서 해운대 중동 지하차도까지 10.4킬로미터 BRT구간이 개통되면서 BRT의 1개축이 완성이 됐고, 내성교차로~서면까지 올해 연말, 서면~충무 2021년. 서면~사상 구간은 2022년에 준공될 예정입니다.
BRT사업 시행 이후 버스 통행 속도는 빨라졌지만, 이로 인한 시민들의 보행 환경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버스 길을 함께 만들기 위해 시민 협력단을 구성했는데, 앞으로 추진될 3,4단계 BRT구간에선 시민 협력단의 목소리가 보행 환경 개선에 얼마만큼 반영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헬로티비 뉴스 차선영입니다.
관련링크
-
- 이전글
- '공원녹지 시민계획단' 90명 모집...무보수 명예직
- 19.07.26
-
- 다음글
- 금사회동동 게릴라 가드닝, 거리의 표정 바꾼다
- 19.07.2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