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IS동서의 해상케이블카 사업...의혹 확산
페이지 정보
본문
해운대 찬성 집회에 인력 동원 의혹에 시민단체에 대규모 금전 지원 정황 포착
부산 해운대 송림공원과 남구 이기대공원을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건설사가 시민단체에 금전을 지원하고 인력까지 동원해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역사회에서 '기업 윤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건설사는 금전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해상케이블카 건립 찬성 시민단체에 무상으로 홍보관을 대여해 주고 여론전을 펼쳐 시민들 사이에 갈등을 뒤에서 조장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지난 8월 29일 부산 해운대 동백섬에서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 설치 반대 집회를 가지고 있는 마린시티 아파트 입주민들 모습. ⓒ마린시티연합회
마린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연합체인 '마린시티연합회'는 지난 8월 29일 부산 해운대 동백섬 인근에서 해상케이블카 설치 반대 집회를 열고 "공공재인 부산 앞바다가 시업에 사유화되고 동백섬과 이기대가 상업 개발로 환경이 훼손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마린시티연합회 김애경 회장은 "3년 전에 케이블카 사업을 막을 때도 차라리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다. 그러면 해결되지 않는가"라며 "지금 우리 해운대가 얼마나 난개발인가. 지금도 충분히 제 가치를 하고 있는 지역인데 왜 하나 남은 동백섬 옆에 철탑을 세우고 송림공원에 케이블카 종점을 만들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날은 공교롭게 반대집회 장소 바로 옆인 송림공원 주차장 앞에서 찬성집회도 열렸다. 이 집회에는 해운대 좌동·중동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와 해운대숙박협회, 이미용협회 회원을 포함한 미상의 인원 등 300여 명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케이블카 건립을 찬성하는 플랜카드를 들고 인간띠를 형성하기도 했다.
같은 날 찬반 집회가 함께 열리자 해운대 지역민들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표출 하면서 지역민들까지도 찬반 의견이 나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대집회에 참석한 인원들 중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아니라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인 아이에스(IS)동서와 관련된 하청업체들의 직원들이 일부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 지난 8월 29일 부산 해운대 동백섬 인근에서 열리는 부산해상케이블카 찬성 집회 참가자들에게 배포된 요청서. ⓒ독자제공
실제로 주민들이 아닌 직원들에게도 케이블카 찬성집회의 장소와 시간, 집회 방식 등의 내용이 담긴 사진이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진에는 '주차 차량의 주차권을 주시면 일괄처리할 예정입니다'라고 적혀 있어 사실상 편의를 제공해 사람들을 모집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게다가 찬성집회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해 실제 주민이 맞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었으며 여러 정황을 통해참석 단체들도 해운대 주민들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회 참석을 요구하는 사진이 배포됐다는 사실을 인지한 김애경 회장은 "해당 내용만 봐도 동원이다"며 아이에스동서가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역민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을 조장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찬성 집회 자체는 추진위에서 준비하고 참석자들을 모은 것이며 직원들이 현장에 나간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찬반 집회를 두고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사무처장은 "돈으로 매수하거나 부풀리기 식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것은 비열한 것이다. 아이에스동서가 지역에서 성공한 기업이라고 하지만 이는 기업가 정신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며 "사업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와 비난을 감수하고 강행한다는 것은 전체 시민을 모독하는 행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부산시에 환원한다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기업 이익의 수단으로 케이블카 사업을 하려는 것이지 않는가"라며 "경관, 해상 자원은 한 번 건드리면 회복이 어렵다. 그것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찬성 집회 인력 동원 논란에 이어 이를 주도한 '부산해상케이블카 추진위원회'의 활동에도 수상한 점들이 확인되고 있다.
추진위가 부산 해운대와 남구 등지 걸고 있는 찬성 현수막에 사용된 단체 이름 가운데 일부는 명의를 도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신도시부녀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찬반 허락한 적이 없고 아무 상의도 없이 마음대로 우리 단체 이름을 넣었길래 빼라고 했다"며 "우리 위상을 높여준다고 했다는데 우리는 아무 정보도 없다"고 추진위가 현수막에 명시한 단체 이름을 불법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 부산해상케이블카 추진위원회가 서명 운동을 하면서 고무장갑을 무상으로 나눠주고 있는 모습(위)과 홍보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남구 이기대 공원 '컨벤션 더 뷰' 건물 3층 내부 모습(아래). ⓒ독자제공
특히 추진위는 아이에스동서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 상당을 지원받기도 했으며 아이에스동서 자회사인 부산블루코스트가 소유하고 있는 부산 남구 이기대 공원 '컨벤션 더 뷰' 건물 3층 전망대를 지난 4월부터 홍보관으로 사용하면서 단 한 푼의 돈도 내지 않고 있었다.
인근 남구 메트로시티의 경우 10평 규모의 상가 월세가 최소 15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가량이라는 점을 볼 때 330평 규모의 전망대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추진위에게 아이에스동서가 매달 4000만원 이상의 월세를 면제해주는 셈이다.
아이에스동서는 추가 후원금을 주지 않았다고 답변했으나 추진위는 자체 홈페이지까지 개설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고 있다. 또한 홍보관에서는 무상으로 음료수를 제공하고 길거리 서명 운동을 벌일 때 고무장갑을 나눠주는 일, 현수막 제작비 등의 홍보활동을 보면 100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아이에스동서가 지속적으로 금품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홍보관 무상 지원에 대해 "금전적으로 지원이라고 하면 맞는 거 같긴 하다"라며 일부를 시인하기도 했다. 또한 "목적이 같다 보니 지원을 한 것이다"고 말하는 부분을 볼 때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추진위 활동을 암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정황도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W 아파트가 불법적인 상태에서 건설된 점에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기업이고 추가 수익 환수를 안 내겠다고 소송을 하고 있는 점을 볼 때 공공기여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1960~70년대 개발 방식이다. 도덕성과 기업 윤리는 저버린 채 조폭들이나 할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철거 지역에 조푹들을 넣어서 주민들을 때리고 불법적으로 내쫓고 하는 이런 기업의 행태가 바로 아이에스동서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말로 이 사업이 본인들 말대로 공공성에 기여하고 부산에 필요한 사업이라면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서 진행해야 하는데 돈이나 사무실 등 금품을 사용한다는 것은 아이에스동서의 도덕성이 심각하게 의심되고 이런 기업이 해운대와 광안리를 관통하는 공공재를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프레시안 박호경 기자(=부산)
-
- 이전글
- 부산시민공원 공공성 확보 ‘진통’
- 19.10.24
-
- 다음글
- 대저대교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부동의 결정’ 촉구
- 19.10.2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