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T-BBS 공동 부산을 바꾸자'(4)-신병윤 동의대 건축학과 교수: 도시를 업데이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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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바꾸자'(4)-신병윤 동의대 건축학과 교수
-기존 도시의 문제 극복하기 보다 새로운 도시 건설쪽에 힘쏟아
-로마, 상황에 따라 내용들이 적층되도록 도시를 업데이트해
-부산은 적층 하기보다 옆으로 펼쳐 나가는 방식
-소득수준에 따른 거주공간의 파편화 심화
-차츰 도시가 단절되고 고립돼
-도시를 단절시키는 인프라 제거, 환경 존중하는 도시 계획 이뤄져야
■ 출연 : 신병윤 동의대 건축학과 교수
■프로그램 : BBS 부산경남 ‘라디오 830’
(부산 FM89.9, 창원 FM89.5, 진주 FM88.1)
■ 방송일시 : 2023년2월3일. 금요일. 오전8시30분
신병윤 동의대 건축학과 교수
앵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요일 라디오 830의 김상진입니다. 옛날 동네에 아파트가 없던 시절에는 골목이 형성돼 있었습니다. 그 골목길을 통해 동네를 가로질러 어디든 쉽게 갈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요즘에는 각종 개발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골목도 없어지고 마음대로 가로질러 가기가 참 어렵게 됐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아파트 둘레길을 통해 빙 둘러가야 하는 그런 곳에 우리가 살고 있는데요. 삶의 편리함을 위해 우리가 만든 것이지만 대신 우리가 감내해야 할 부분도 그만큼 큰 것 같습니다. 라디오 830 오늘은 '부산을 바꾸자' 네 번째 시간으로 동의대 건축학과 신병윤 교수를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답; 반갑습니다.
앵커; 부산을 바꾸자 네 번째 시간인데요. 부산, 도시 부산의 모습은 이 우리 역사의 애환을 그대로 안고 있다라는 의견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또 6.25 전쟁 또 경제 성장의 모습을 아주 고스란히 그렇게 담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까 이 비계획적인 도시다라고 이렇게 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이 도시 부산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부터 한번 해주신다면 어떻게 하실 수 있겠습니까?
답; 부산은 오래전부터 우리 조선시대 때부터 잘 아시겠지만 부산 '부'가 있었으니까 '동래부'가 있었으니까 현재는 동래를 고도심, 그 이후에 일제강점기 시대에 들어들면서 지금 중구 일대의 용두산 근처죠, 용두산 근처 왜관에 있던 자리에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하면서 일본인들이 일제강점기 1920년에서 한 40년 그 사이에 계획 도시를 만든 거죠. 그게 이제 도시가 형성이 되면서 어떤 무게 중심이 동래에서 지금의 중구로 이전이 되면서 이후에 말 그대로 지명 그대로 중심이 되는 구가 된 거죠. 그 중구를 중심으로 도시가 팽창하기 시작을 했고, 잘 아시겠지만 그 뒤에 6.25도 있었고 또 그 전에 해방되면서 또 귀환 동포들이 몰려들었던 과정도 있고, 또 6.25 때 피난민 그 이후에 부산의 대표적인 산업인 고무, 섬유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도시를 향해서 시골에서 떠나온 분들이 대거 부산에 산업화 시대에 모여들면서 부산이 아주 비대해지게 된 거죠. 그 과정에서 워낙 급박하게 우리 역사가 그렇잖아요, 아주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까 이 도시의 어떤 물리적인 공간들이 그 어떤 역사적인 상황에 발빠르게 지금 대처를 못하고 그냥 자연적으로 팽창한 그런 도시다 보니까 지금까지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죠.
앵커; 이렇게 비계획적이다 보니까 여러 가지 부작용도 좀 많을 것 같은데 어떤 점들을 들 수가 있겠습니까?
답; 도시를 완전히 계획을 해서 도시를 이렇게 관리하고 또 만들어 나가기는 사실 쉽지는 않은 것 같거든요. 도시는 천년, 2천년, 3천년 이렇게 걸쳐서 계속 진화하고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 부산 같은 경우는 일단은 지역적인 영향이 좀 큰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린 어떤 역사적인 배경에 의해서 이렇게 수용의 한계를 드러낸 어떤 그런 측면도 있지만, 또 다른 어떤 지형적인 측면에서 도시가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었던 같아요. 예를 들어서 뒤에 금정산성 줄기가 크게 자리 잡고 있고, 또 앞에는 바다고 또 옆, 앞으로 더 뻗어나가려고 하니 수영강부터 해서 또 저쪽에 서쪽으로는 낙동강이 이렇게 막고 있으니까, 그 지역의 어떤 특성 때문에 그 도시를 어떤 서구의 도시처럼 도심이 있고 또 도심을 주변으로 원형으로 이렇게 확장돼 나가는 그런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해안을 따라서 도시가 팽창하는 그런 구조일 수밖에 없었죠. 그게 지금 현재까지 애초에 시작은 중구 일대였습니다. 중구 해안가 일대였습니다마는 계속 지금 확장이 돼서 송정, 기장, 일광까지 쭉 해안을 따라 도시가 팽창을 했었고 또 서쪽으로는 녹산, 강서구, 신안까지 도시가 지금 해안을 따라서 팽창하고 있는 그런 특징적인 현상을 지금 보여주고 있는 곳이 바로 부산이죠.
런던 도크랜드의 친환경도시계획(사진 Julie Falconer. 2011)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좀 새롭게 도시 계획을 만들기에도 많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이 도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는 1단계는 선형을 따라서 이 도시가 팽창을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도시에 약간 비효율성이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선형이다 보니까 도로를 동에서 서를 관통하는 도로를 많이 낼 수가 없잖아요. 우리 중앙로가 있지만 그 중앙로를 대신했던 게 산복도로였고, 그 다음에 또 바다는 바다로 막혀 있으니까 안 되니까 그 이후에 바다 쪽으로도 길을 낸 게 지금 광안대교, 북항대교, 남항대교 이런 식으로 바다를 가로질러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도시 구조를 지금 만들고 있는 상황이죠. 그러니까 서구처럼 도시는 중심이 있고 중심을 주변으로 이렇게 자꾸 팽창해 나가는 게 정상적인데, 우리는 선형도시니까, 그게 안 되니까 그러면 부산을 선형도시로 한번 비슷하게 구조를 짜봐? 이렇게 하다 보니까 선형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한 바퀴 돌리려고 그러니까 바다 쪽으로 길을 내고 그리고 또 이렇게 중심에서 외곽으로 뻗어나가려고 하다 보니까 산이 있으니까 터널을 많이 만들 수밖에 없고, 또 터널을 지나서 더 확대하려고 하다 보니까 강이 가로막고 있으니까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놓을 수밖에 없고, 이렇게 지금 도시가 평창하고 있는 그런 특징이 부산이죠.
앵커; 그렇다면 지금 지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모습이다. 이렇게 봐야 되겠군요? 그렇다면 그동안 진행돼 왔던 부산시 도시계획의 문제점들은 어떤 것들을 들 수가 있겠습니까?
답; 사실은 어떤 도시를 만드는 철학의 문제일 수도 있고 한데,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기본적인, 어떤 지형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문제가 있잖아요. 방법에 대한 문제인데 크게 한 두 가지 측면에 말씀드려보면 예를 들어서 어떤 도시에 문제가 있으면 그 도시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 도시를 업데이트하는 노력이 있을 수가 있고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노력이 있을 수 있고, 아니면 그 도시를 내버려 두고 다른 지역에 가서 도시를 새롭게 원하는 형식의 도시를 새롭게 건설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부산은 서울도 마찬가지지만 부산은 기존에 오래된 원도심의 문제들이 발생을 하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운대 신도시를 만들었죠. 또 만들고 그 이후에 동쪽으로 더 뻗어 나가는 어떤 신도시를 송정, 기장 쪽으로 만들고 또 서쪽으로는 에코델타시티나 녹산, 명지 이쪽에 새로운 도시를 또 저쪽에 화명, 북구에 역시 신도시를 만들고 기존 도시의 문제를 극복하는 형식보다는 그걸 버리고 어떤 새로운 지형을 찾아서 도시를 건설하는 쪽으로 힘을 쏟아 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발생한 문제들이 소위 말해서 기존의 원도심, 원도심에 많은 문제들이 지금까지 그대로 내버려져 있는 상황이 고스란히 부산의 도시 문제로 남아 있는 거죠. 이게 좀 문제인 것 같고요. 그래서 부산은 다른 서구의 도시들도 보면 기존에 도시가 이렇게 한 가지 어떤 모습으로 계속 영원할 수는 없잖아요? 어떤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뀌는 건데 예를 들면 로마가 진짜 오래된 도시도 기존의 어떤 역사적인 상황이 있으면 또 그 로마는 여전히 로마 그 위에 지금 존재하고 있잖아요. 어떤 상황에 따라서 계속 이렇게 어떤 내용들이 이렇게 적층이 되게끔 그 도시를 업데이트 하는 형식인데, 우리는 적층을 하기보다는 옆으로 펼쳐서 이렇게 펼쳐 나가다 보니까 기존 도시 문제가 그대로 있는 상황, 이게 저는 제일 근본적으로 도시를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었고, 정책을 펼치는 데 좀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다면 어떻게 보면 좀 부산시가 손쉬운 선택을 했다.이렇게 봐야 될까요?
답; 손쉬운 선택일 수도 있었고 또 아마 그렇겠죠. 기본적으로는 손 쉬운 선택이었겠죠. 기존의 어떤 도시를 업데이트하는 데는 훨씬 더 정교해야 될 거고,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들 거고, 훨씬 더 쌓여 있는 다른 어떤 민원과 관련된 문제들도 많이 있을 수 있으니까, 아예 그냥 허허벌판에 가서 다 밀고 새롭게 도시를 구성하는 방식이 되어 버리니까 당연히 그동안 시내에 살고 있던 분들이 그 신도시로 이주해 갈 거 아닙니까? 이주해 가다 보면 기존 도시는 사람이 줄고 하니까 빈집도 늘어나고 슬럼화되고 하는 게 지금 그게 중구, 동구, 서구, 영도구 대표적인 지역들이 그렇죠.
앵커; 도시 공동화의 원인이 거기에 있다 이렇게 또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자 요즘 보니까 녹색 바람이 불면서 도시계획에도 친환경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친환경 도시 계획이라는 게 무엇인지 개념도 한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말 그대로 친환경적이죠.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이 건강하고 쾌적하게 도시에서 생활하고 살 수 있도록 도시 인프라를 그렇게 만들고 또 소소한 어떤 생활 속에서의 많은 제도나 이런 것들을 바꾸는 노력을 하는 도시,그런 도시가 친환경 도시라고 볼 수가 있겠죠.
앵커; 그렇다면 전문가 입장에서 보셨을 때 지금 부산의 도시계획이 친환경적이라고 보십니까 어떻게 평가를 하시겠습니까?
답;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생성 과정에서는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 친환경적으로 바꾸려고 지금 노력을 하고 있는 과정인데, 여전히 친환경적이지 못한 요소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하나 이슈 중에 하나가 영도에 지금 터널을 뚫거든요. 부산대교를 건너자마자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해양대 앞까지 나오는 터널을 지금 공사를 이제 아마 실시 설계가 끝났을 텐데 그걸 하는 거예요. 그래도 영도의 맛은 영도 360도 섬으로 돼 있는 도시에서 조금 불편하지만 영도를 이렇게 섬으로 한 바퀴 돌면서 360도 다른 VIEW를 경험하고 이렇게 하는 그 과정에서 어떤 좋은 기분을 받는 건데, 부산대교를 건너자마자 컴컴한 터널 안으로 통과해서 터널로서 영도를 맞이한다는 이 생각, 이게 소위 말해서 가치관의 차이인 것 같거든요.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조금 더 좋은 환경으로 영도를 한 바퀴 돌 건지, 시간은 좀 단축되지만 터널을 통과하는 어떤 어두컴컴한 그 길을 경험하면서 태종대를 빨리 보고 나오게 할 건지, 이거는 어떤 선택의 문제인 것 같은데 터널을 뚫어서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어떤 기능적인 생각은 친환경적이지 못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라질 생태도시 쿠리치바의 가로체계(출처 https:// dgunderblog.files.wordpress.com)
앵커; 가치관의 차이가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다는 또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런데 요즘 보면 이 도시 모습이 좀 개방적이라는 느낌보다는 단절되고 차단되고 좀 폐쇄적이라는 그런 느낌을 많이 보게 되거든요. 길거리를 가더라도 차단망이, 안전을 위해서 차단망이 설치돼 있다든지 이런 여러 모습들을 볼 수가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때문이라고 보십니까?
답; 제일 큰 문제가 뭔가 하면요. 생활 속에서 일단 그걸 많이 느끼는데요. 제일 큰 문제는 우리 도시가 소득 수준에 따라서 파편화되고 있다는 거예요. 거주 공간이 파편화되고 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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