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원, 이름 걸맞게 시민이 가꿔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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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시민공원, 이름 걸맞게 시민이 가꿔나가야"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사무처장
- 공원 방문객 수 매년 감소세
- 관 주도 운영방식이 주 원인
- 민간주도 관리 시스템 전환
-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 필요
"방문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소통하면서 시민과 함께 공원을 조성해가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16일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은 "부산시민공원의 운영 방식이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참여형 모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은 부산시민공원이 현재 관 주도의 운영방식에서 '민간 참여형'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민공원의 방문객은 2014년 858만 명, 2015년 793만 명에서 지난해 697만 명으로 해마다 감소 추세(본지 지난 10일 자 1면 보도)다. 지난해 방문객은 2014년 5월 개장한 이후 같은 해 12월까지 다녀간 인원보다 무려 161만 명이나 줄었다. 공원의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부산시설공단 측은 '개장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일한 분석만으로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53만 ㎡(16만 평) 규모의 거대 공원을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만들 수 없다.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시민공원 개장부터 현재까지 3년여간 시민공원의 일부 프로그램을 위탁·운영했다. 이 사무처장은 관 주도의 경직된 공원 운영 방식이 방문객 감소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요자보다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가 공원을 운영·관리하는 형태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문객이 원하는 것은 시민이 가장 잘 알고 있다"며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그 성과를 공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민간이 공원을 운영해 성공한 사례가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장소가 미국 뉴욕시의 '센트럴 파크'이다. 센트럴 파크는 지역민과 시민활동가가 참여한 '센트럴 파크 컨서번시(CPC)'가 공원의 운영·관리를 책임진다. 이 같은 운영방식 덕분에 센트럴 파크에는 공연·전시회·암벽등반 등 연중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방문객의 관심을 끈다. 재원도 이용자들의 기부금 등 CPC가 마련한 금액이 전체의 85%를 차지해 독립적이고 창조적인 운영방식을 도모하고 있다. 1970년 후반 재정난으로 황폐해졌던 센트럴 파크가 현재 연간 2500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는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난 이유다.
국내에서는 서울 성동구 '서울숲'이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공모를 통해 서울숲의 운영·관리를 시민단체인 '서울숲 컨서번시'에 맡겼다.
이 사무처장은 부산시민공원도 민간 주도의 운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민공원에서 '부산시민공원에서 풀에게 말을 걸다' '나는 마을과 도시의 정원사' 등의 프로그램을 위탁·운영한 그는 "시민 스스로 공원 관리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민간 운영을 통해 다양하게 즐길거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산시민공원만의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 올레 간새(조랑말) 인형은 오로지 제주 올레길에서만 살 수 있다. 이처럼 부산시민공원에서만 구입할 수 있거나 경험할 수 있는 특색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방문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사무처장은 민관 협치를 위해서는 시민이 주인의식을 갖고 공원 운영 활성화에 참여하려는 자세가 우선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민들은 공원의 혜택만 누릴 것이 아니라 공원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직접 참여해야 합니다. 자원봉사가 될 수도 있고 기부가 될 수도 있고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그런 의식이 전파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사무처장은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하야리아 부지 시민공원 추진 범시민운동본부 선임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김영경 기자 ykkim@kookje.co.kr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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