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사고 5년, 트라우마 앓는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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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 5년, 바다 건너 부산에서는 원전 인근 바닷물을 담수화해 수돗물로 공급하는 문제를 놓고 주민투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고리원전에서 약 11.3㎞ 떨어진 지점에서 취수한 바닷물을 담수화해 수돗물로 공급하는 데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이 오는 19~20일 민간 주도 주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놓고
찬반 주민투표 갈등 확산
"기장 수산물 불안감 조성"
어민 600명 투표중단 촉구
투표관리위는 설명회 진행
주민투표법 시행 이후 원전 이슈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열리는 민간 투표로는 강원도 삼척(2014년 10월), 경북 영덕(2015년 11월)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 사례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을 추진 중인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후쿠시마 사태 이후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에 대한 여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2008년 해수담수화 시설 유치 당시에는 별다른 반대 여론이 없었다가 2011년 동일본 지진으로 벌어진 전대미문의 원전 사고 뒤 지역의 분위기가 역전됐다는 것이다.
10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시정질의에 참석한 김영환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해수담수 사태에 대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주민들이 방사능에 민감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민원이 형성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고 5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10시, 기장군청 앞에는 어민 600명(경찰 추산)이 모여 '청정바다 지키기 궐기대회'를 열었다. 기장군어촌계장협의회 측은 이 행사에서 "'기장 바다, 기장 죽이기 투표'인 주민투표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찬반 논란이 커질수록 기장에서 생산된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진다며 투표 중지를 주장한 것이다. 이들은 "해수담수화 수돗물이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는 것은 기장 바다와 수산물도 오염됐다는 논리가 될 것"이라며 총선 후보자와 기장군에 범정부적 합동 수질검증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기장해수담수 공급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가 기장읍 제1공영주차장에서 투표 설명회를 진행했다. 주민투표의 취지를 알리고 공급 찬반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김세규 기장 해수담수 반대대책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부산시와 상수도본부의 주민투표 방해 공작 탓에 설명회 장소를 못 빌려 야외에서 행사를 진행했다"며 "이미 투표소로 공지하고 대여해 놓은 학교들에도 상수도본부가 전화를 걸어 사용 불허를 요구하는 등 주민자치 활동을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이 공지한 투표소 17곳에는 교리·기장·대변·내리·죽성 등 5개 초등학교가 포함돼 있었다. 반대대책협의회 측은 "해수담수화 시설 유치 당시 식수로 공급한다는 설명이나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던 만큼 이번 투표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며 주민투표 강행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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