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남부선 폐선부지 분리 개발 '제3의 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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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보전 끝 모를 대립 속 시민단체·전문가 대안 제시

- 미포~청사포 2㎞ 산책로로
- 청사포~송정은 최소 개발
- 전문가들 "폐선부지 분리 개발 긍정적"
- 시·철도공단 "민간사업자가 결정할 일"
시민공원이냐 상업개발이냐. 접점 없이 평행선을 긋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개발과 관련,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미포~청사포(2.38㎞) 구간은 온전한 산책로로, 청사포~송정(2.42㎞) 구간은 상업개발하는 '분리 개발안'을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제기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해운대 옛 철길의 원형은 물론 명품 산책로를 보전할 수 있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공단)과 부산시가 바라는 관광효과와 수익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발과 보전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낳고 있는 쟁점에 대해 접점을 찾는다는 것은 중요하며, 필요할 경우 폐선 부지와 연계돼 있는 옛 해운대 역사 부지를 개발 옵션으로 포함시켜 사회적 대타협을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간을 분리해 보전-개발을 양립시키는 '분리 개발안'은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개발이 사회적 쟁점이 된 이후 처음으로 제기되는 개발 대안이다.
철도공단과 부산시 등은 해운대 옛 철길 개발과 관련, 상업시설이 포함되는 '최소한의 개발' 방침을 정하고 이달 중 민간 사업자 공모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사업의 인허가권을 쥔 부산시도 큰 틀에서 동의하는 모양새다.
지역 시민사회는 "서병수 부산시장이 공약을 어기면서 시민 여망을 거스르고 역사에 오점을 남기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본지 설문조사 결과, 시민 66%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의 상업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본지 취재진은 지난 주말 철도공단과 시가 주장하는 '최소한의 개발'의 실체를 짚어보기 위해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석근 부산시 철도시설과장은 "전체 폐선부지 9.8㎞를 시가 무상사용하는 대가로 미포~송정 구간은 민자개발을 하게끔 협약한 터라 근본 틀을 흔들 수는 없다"면서 "미포~송정 구간은 스카이라이더 등 민자시설을 넣되, 차단림을 심어 최대한 쾌적성이 유지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답사에 동행한 문정현 서봉리사이클링 회장은 "이 구간은 자연의 여백이 주는 운치와 평화로움이 생명인데, 시설을 넣는 순간 산책로의 쾌적성은 달아난다"면서 시설과 산책로는 결코 병존할 수 없는 아이템이라고 지적했다.
취재진이 대안을 요구하자 문 회장은 "모두 지키는 게 최선이지만 굳이 개발을 피할 수 없다면 미포~청사포 구간은 원형을 살린 산책로로, 청사포~송정 구간은 상업개발을 허용하는 쪽으로 생각해 볼 수는 있다"고 했다. 문 회장은 지난해 시장 선거전 때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시민 품으로 돌려준다'는 요지의 시장 후보 공동협약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분리 개발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답사에 참가한 이준경 생명그물 정책실장은 "썩 내키지는 않지만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때도 무모한 개발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시민단체들이 축소개발안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조용우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개발-보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분리 개발안은 의미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면서 "개발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옛 해운대 역사 등을 연계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이석근 과장은 "새로운 제안이긴 하나 논의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고, 철도공단 관계자는 "분리 개발안 역시 민간 사업자가 결정해 추진할 사안이다"고 밝혔다.
김영훈 송정동청년회장은 "송정은 해운대에 가려져 개발에 목마른 실정이며, 주변 산책로를 통해 송정 해수욕장으로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구조라면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시나 철도공단이 형식과 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열고 소통하면 분리 개발안 같은 '제3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7.6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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