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T 버스정류장의 변화 가능성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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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BRT 버스정류장의 변화 가능성을 말하다>
오프닝 멘트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최근 기상청이 발간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은 집중호우로 강수량이 높았습니다. 반대로 가뭄이 이어진 시기도 있었고, 이상고온과 극한의 추위가 나타나는 등 중간이 없는 극과 극의 기후현상이 뚜렷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다가올 여름의 더위가 걱정되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정류소에서 뜨거운 열기로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BRT 버스정류장은 50도가 넘을 정도로 도시에서 가장 온도가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현재 BRT 버스정류장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녹지화 사업이 계획 중에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MC 01 / 버스 통행과 일반 차량을 분리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BRT라고 하지요. BR T버스정류장이 도입되면서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는 높아졌지만, 그 과정에서 고려하지 못한 여러 환경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은 BRT 버스정류장을 녹지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님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성근 / 안녕하세요.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입니다.
MC 02 /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누기 전에 우선 부산에 BRT 버스정류장이 언제부터 생겼고, 현재 몇 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성근 / 현재 4개 구간 31.3Km가 개통되어 있으며 2019년 5월 내성교차로에서 해운대 지하차고 까지의 1단계 노선이 최초로 개통되었습니다. 도입의 배경은 아무래도 도로의 정체 심화가 주된 이유라 봅니다. BRT는 간선급행버스체계라고도 합니다. 대중교통 개선의 핵심 중 하나로 전용주행차로와 효율적인 주차장 시설을 겸비한 시스템으로 최초는 미국 등이었고, 활성화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브라질 꾸리찌바입니다. 부산 BRT는 4개 구간 총 31.3Km가 개설되었고요. 정류장은 총 127개입니다. 부산시가 계획 중인 BRT 조성 예정구간은 문현 오거리에서 수영교를 비롯하여 하단구간 등이며 전국적으로 현행 26개에서 81개로 3배 이상 확대될 전망입니다.
MC 03 / 그렇군요. 아무래도 대중교통 활성화에 따라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도 확대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BRT 조성으로 인한 부작용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문제가 있나요?
이성근 / 시각적으로 확인되는 가장 큰 요소는 10만 그루에 해당하는 대량의 가로수 제거와 차로 중앙화단 및 띠녹지의 상실, 보행 장애, 여름 폭염노출 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전용차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보행로와 가로수를 축소,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그 기저에는 성과주의에 기초한 행정부서의 이기주의 그리고 시민의 생활은 고려하지 않는 일방성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더 큰 문제는 도심의 자동차 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접근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BRT 노선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부산의 자동차 수는 더 증가했다는 것이 이를 대변합니다.
BRT 정류소 이용 시민들이 입는 직접적인 피해는 하절기 폭염 노출입니다. BRT를 이용하기 위해 시민들은 먼저 횡단보도에서 대기한 다음 정류소로 이동 후 버스를 기다리며 2차 폭염에 노출됩니다. 배차 간격이 짧은 버스 노선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긴 노선은 최대 15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그동안 고스란히 도시 열섬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정류소에 그늘을 제공할 장치가 거의 없다는 것이고, 식재한 이팝나무가 그늘을 제공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한낮의 온도가 무려 오십도 이상을 치솟게 된다는 사실이지요. 반면 보행로의 가로수 아래는 31~35도를 보입니다. 더욱이 해마다 폭염일수가 증가일로에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심각한 일이라 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권의 문제로까지 대두될 수 있다 봅니다.
MC 04 / 네, 저도 여름에 버스 이용하면서 정류장에 설치된 그늘막이나 무더위 대피소를 본 적 있는데요. 사실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BRT 버스정류장에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한 걸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성근 / 네, BRT 버스정류장 도심 선형 녹지축 전환 정책을 부산시에 제안했는데요. 관련하여 배경을 말씀드리면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지역시민환경단체들과 더불어 내성~서면 구간부터 본격적으로 가로수 및 시민 보행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렇지만 노선 수가 서면~충무동, 서면 ~주례 구간이 들어 설 때까지 시민의 문제제기는 수용되지 못한 채 고착화 되었습니다.
변화를 주기 위한 첫 단추는 지난 2021년 상수도사업본부 앞의 BRT 정류소를 정원으로 조성하면서 녹지축으로서의 변화 가능성을 확인했고, 그 경험을 토대로 부산지역 전체 BRT 정류소의 전수 조사를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후원 아래 1년간 수행하는 한편 국내외 답사와 선행사례를 조사했습니다.
시민참여에 의해 모니터 된 다시말해 녹지축으로 전환 가능한 면적은 최대 전체 길이 8,975m 즉 다시 말해 9Km에 이르며 면적으로는 25,000제곱미터 약 7,600평을 녹지로 바꿀 수 있다는 값을 얻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현행 버스전용차로 2개 면은 24시간 버스만 운행 가능합니다. 버스 전장이 2.49m고 차로 한 개 폭은 최소 3.4~최대 4m입니다. 여기에 1.5m 길이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잔디로 식재한다면 4개 구간 5만1천 미터의 띠 녹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면적으로 치면 76,000제곱미터 송상현 광장 2개에 육박하는 녹지를 새로이 얻을 수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상상이 되는지요? 버스 정류소가 정원처럼 되어 있고, 버스 전용차로는 녹색의 긴 띠가 도로한 가운데 깔린 장면을요.
MC 05 / 네, 그러니까 면적으로 계산하면 송상현 광장 2개만큼의 녹지를 버스정류장에 만들 수 있다는 말씀이네요. 녹색이 가득한 버스정류장, 상상만 해도 숨통이 트이는 기분입니다. 아까 상수도사업본부 앞 BRT 정류소를 정원으로 조성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되어 있는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이성근 / 네, 아마도 부산에서는 최초라 할 수 있는데요. 버스운송사업조합이 주관하고 부산은행이 후원한 공모사업으로 응모 최우수작으로 수행했습니다. 상수도사업본부 BRT 정류소 상하 두 개를 통으로 조성했습니다. 전체 40여종의 식물로 구성했고, 주로 사초과나 벼과 또는 다년생 식물로 저관리 자연주의 기법으로 조성했습니다. 버스 이용자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공간에는 폭 3M 전체를, 쉼터가 있는 숼터 지대는 폭 40~60cm 규모로 했는데, 조성 전후가 극과 극으로 대비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버스 이용자들에게 아주 잘했다고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행스러운 현상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식재 식물이 활착해서 이제는 베어내어도 계속 그 자리에서 솟아올라 여름과 가을이면 다른 어느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멋진 경관을 선사합니다. 사업비가 좀 더 있어 관목들이 식재가 되었다면 더 한층 멋진 공간이 될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억새꽃 수북한 BRT 정류소를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MC 06 / 네, 기회가 되면 한번 보러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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