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APEC나루공원 관통 임시도로 계획 '일단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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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부산시, APEC나루공원 관통 임시도로 계획 '일단 스톱'
홍순헌 정책협치특보 "다른 대안 있는지 다시 살펴보겠다"
환경단체 반발·법적 논란 확산…센텀서로 우회안 급부상
최은영 시의원 "일단 중지하고 재보고 받기로"

2005년 APEC 개최를 기념해 조성한 APEC나루공원./윤현주
부산시가 영화의전당 앞 지하차도 공사를 위해 APEC나루공원을 관통하는 임시 우회도로 개설을 추진했다가 환경단체와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홍순헌 부산시장 정책협치특보는 15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담당 부서관계자를 불러 자세히 보고받고, 다른 대안이 있는지 전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APEC나루공원을 가로지르는 임시도로 대신 신세계백화점 C게이트에서 시작돼 영화의전당 뒤로 연결되는 센텀서로를 활용하는 우회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센텀서로는 왕복 4~5차로 규모의 도로지만 평소 교통량이 많지 않아 일부 구간 확장과 신호체계 개선만으로도 대체 노선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원 나무에는 이미 이식 표식 완료
그러나 부산시의 재검토 방침과는 별개로 공사 준비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이날 APEC나루공원 현장을 확인한 결과, 부산시 건설본부와 시공업체는 공원 내 이식 대상 수목에 이미 표식을 해놓은 상태였다.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약 670m 길이의 왕복 4차로 임시 우회도로가 공원을 종단하게 된다.
부산시는 공원 전체 면적의 39.9%가 공사 또는 통제 구간에 포함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을 확인한 결과 임시도로는 직선이 아니라 여러 차례 굴곡지는 S자 형태로 설계돼 기존 산책로가 곳곳에서 끊기고, 공원의 연속성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400여 그루의 대형 수목 이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비산먼지, 공사 이후 공원을 통과하는 차량의 매연과 소음까지 더해질 경우 공원 기능이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시공원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이번 사업은 법률적으로도 논란을 낳고 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는 공원에 공원시설 외의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토지의 형질을 변경하려면 관리청의 점용허가를 받아야 하며, ▲점용이 불가피할 것 ▲공중의 공원 이용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 ▲공사 후 원상회복이 가능할 것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번 공사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우선 '불가피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도로를 완전히 막는 대신 복공판을 설치해 일부 차로를 유지하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도 가능한데, 부산시는 차량 통행 불편을 이유로 이를 배제하고 공원을 관통하는 임시도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시는 자체 교통영향 검토에서 신세계백화점 입구 교차로를 중심으로 최대 17분가량 통행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는 "민간 상업시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시민의 공유재산인 공원을 희생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원 이용 심각한 제한"
법률이 요구하는 두 번째 요건인 '공중의 이용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 역시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공원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왕복 4차로 도로가 설치될 경우 이용객들은 여러 차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고, 산책 동선도 크게 단절될 수밖에 없다.
교통량 증가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공사가 끝난 뒤 아스팔트를 철거하고 기존 공원 환경을 원래 상태로 복원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민 여론도 "공원 훼손보다 대체노선"
더 이너뷰가 관련 내용을 보도한 이후에도 시민들의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독자들은 "우회 가능한 도로가 있는데도 멀쩡한 공원을 파헤쳐 임시도로를 만드는 것은 전형적인 편의주의 행정"이라며 "공원은 한번 훼손되면 원래 모습을 되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독자는 "교통 혼잡을 줄이고 공기를 앞당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공유재산인 도시공원을 훼손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며 "부산시가 대체 노선을 중심으로 원점에서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헌 정책협치특보가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힘에 따라, 부산시가 공원 관통 계획을 철회하고 센텀서로 등 대체 우회노선을 선택할지 주목된다.
최은영 시의원(건설교통위)은 "부산시 건설본부와 통화한 결과 일단 공사를 중단하기로 약속받았다"며 "합리적 대안이 나오면 다시 보고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빨간색 선 부분이 센텀서로로서, 우회도로 기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현주
윤현주 대기자 solomon3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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