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부산시와 대원플러스는 사업계획을 백지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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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부산시와 대원플러스는 사업계획을 백지화하라!
기후 위기 극복 생물다양성 강화의 시대, 시민이 지켜왔고 가꾸어 왔던 황령산에 개발업자가 삽질을 앞두고 있다. 삽질의 결과는 산정에 거대한 인공구조물을 앉히는 것이다. 산을 잡아먹는 그 괴물의 아가 리로 관광객을 불러들여 돈을 벌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500m 남짓,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를 오가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한편 대규모 숙박시설을 만들어 잠자리며 오락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전체 사업 규모 2조 2천억 원으로 전액 민자사업이다.
여기에 부산시는 앞장서 길을 터주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4년전 시와 개발업자 간 이루어진 업무협약에 항의하여 이루어진 간담회에서 시장을 대신하여 부시장은 투명성을 강조하며 시민단체와 지속적 소통하겠다 하였으나 함흥차사가 되었다. 이후 부산시는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에 귀를 닫고 일방적으로 관련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그 절차라는 것이 알려져 있다시피 납득할 수 없는 조건부로 승인되는 과정이었다. 다시 말해 심의해야 할 본질을 외면한 채 개발을 기정사실화하고 개발을 합리화하는 방안이었다.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케이블카 진입도로 경사도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라는 것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결과였다. 이런 결정을 시민들이 받아들일 리 만무했다. 이제 남아 있는 절차는 부산진구청과 협의뿐이다.
부산시는 기초지자체 진구청과의 협의만 끝내면 사업 승인을 내어 주겠다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협의는 전무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는 절차와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사 집단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무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시민의 개발 반대 사유가 명확함에도 소수 전문가와 형식적 여론 수렴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했다는 것은 시민기만이다.
지난 한 해 부산 곳곳에서 박형준 시장의 개발사업이 무너져 내렸다. 구덕운동장 재개발에서 시가 보인 행보는 처참하게 박살 났다. 이기대 아파트 건립 또한 무책임한 책임 전가로 끝났다. 이 모든 것이 의사결정의 핵심 주체라 할 수 있는 시민동의 없이 이루어진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자는 이를 일러 시정 운영의 리더십 붕괴이자 좌표 상실이라 명했다. 실제 박형준 시장체제는 엑스포 말고는 없었다. 모든 것을 엑스포와 연계지어 시정을 농락했다. 황령산은 박형준 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내건 대표적 난개발 사업으로 시민의 반대와 저항을 외면하며 무리하게 끌고 왔던 사업이다.
황령산에 들어서는 인공구조물은 케이블카를 비롯하여 아파트 25층 높이의 봉수 전망 탑, 그리고 부산시 스스로가 개발을 승인한 후 사업성이 없어 폐업한 뒤 방치된 스키돔의 대규모 숙박시설 등 3가지 사업이다. 케이블카 건설 하나만으로도 한 지역사회가 극렬히 반발하는 전국 각지의 현장에 비하면 황령산은 무려 3개의 대규모 개발을 하나의 업자에게 몰아서 종합선물 세트처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천연스레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개발업자는 이런 개발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하고 관광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한다. 언어도단도 유분수라 아니할 수 없다. 사적 이익을 위해 공공재를 유린하면서 지역을 위한다는 논리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뿐더러, 대원플러스가 그간 걸어왔던 이윤추구의 행보는 익히 알려진바, 이익의 3% 지역 기여는 시민 우롱과 다름없다.
오늘 우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개발의 부당성을 주장함에 있어 지적할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처럼 신뢰할 수 없는 절차와 과정으로 난개발에 대한 적법성을 획득했다 하더라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생태 경관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을 제기함이다.
일테면 정상부 능선에 난립하게 되는 거대 구조물에 대한 경관 영향평가 결과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과연 그런가. 시민운동본부는 황령산 정상부를 조망하는 27곳의 지점에서 봉수 전망 탑의 입지 여부를 비교했을 때 돌출되어 솟아오른 구조물로 인해 황령산 고유 경관에 교란과 뒤틀림이 발생할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봉수 전망 탑이 랜드마크로 기능하기 위해 과도한 조명이 발광될 때 주변 동식물에 지속적 스트레스를 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야행성 맹금류를 비롯하여 텃새화되어 있는 새매, 황조롱이 같은 맹금류와 명금류들은 서식 환경의 악화로 새들을 쫓아내는 원인이 될 것이다.
한편 봉수 타워가 들어설 곳은 방문자들의 주요 이동선 상에 있어 이동 장애가 발생하여 불편을 강제하게 된다. 실제 그런 사실을 알게 된 대다수의 방문자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분노했다. 또 주변 곰솔 수백 그루가 제거될 수밖에 없다. 환경영향평가는 이런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식이라는 보완을 주문하고 있다. 추가하여 황령산 정상부 부산진구, 남구, 연제구 통틀어 능선 300여 미터의 이용 면적은 3,900㎡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산정을 꽉 채운다고 하더라도 천 명 이상이 들어서게 되면 과밀상태가 되어 답압과 생태교란종의 유입 등이 확대된다. 이미 정상부에는 양미역취, 돼지풀 등 6종의 생태교란 외래식물이 장악한 지 오래다.
황령산이 건강한 산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용 인구의 적정선 설정이 규명되어야 함에도 개발은 더 많은 이용자를 불러들이기에 급급하다. 이 모든 것이 황령산을 황폐화 시키는 근본 원인으로 고착화 될 뿐이다. 나아가 공공재로서의 산지 이용의 차별화에 더하여 치유할 수 없는 이질적 경관과 생태적 지위의 하락을 강요하여 지역민 눈에 못질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밤하늘의 별은 더 이상 만날 수가 없게 된다. 우리는 이런 미래를 단호히 거부한다.
황령산은 시민의 산이다. 우수한 조망은 개발업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황령산은 4개 지자체 100만 명의 지역민이 기대어 살며 휴식을 취하는 무상자연 재다. 이 보물을 누가 탈취하여 독점하려는가. 또 누가 거드는가?
아직도 늦지 않았다. 부산시는 개발이 야기할 결과를 놓고 예측해야 한다. 케이블카와 봉수 전망 탑이 호시절을 만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아닌 바에야 섣불리 삽질이 시작되어 사업중단의 사태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 건설경기가 바닥부터 휘청이며 대기업 건설사의 부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어려운 시절에 대원플러스가 2조 원대의 사업비를 조달하지 못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꼴로서 황령산만 무너지는 것이다. 그때 그 책임을 박형준 부산시장은 질 것인가. 엑스포처럼 무책임하게 구렁이 담 넘듯 얼버무릴 것인가?
그간의 과정이 순탄치 못했으며 시민의 반대가 완강한 개발 대신 휴식년제를 도입한 산림처럼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때이다. 그리하여 부산시는 개발업자가 매입한 땅을 사들이는 한편 황령산 유원지를 보전 녹지로 도시계획시설 변경을 도모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발유보를 천명해야 한다. 그것이 시작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개발 행정에 저항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자세로 황령산과 동행하고자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의 주장]
부산시는 개발업자의 이익에 앞서 시민의 녹색 복지와 기후 위기에 반하는 개발계획을 취소하라
부산시는 개발유보를 통해 현명한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하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대원플러스는 사업계획을 백지화하고 철수하라
2025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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