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그린트러스트 드론으로 본 부산도시공원 일몰지역 사진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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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 일몰지역 사진전을 열며
지난여름을 기억한다. 가슴팍을 흘러내리던 땀이 밤에도 고였다. 여름이면 일상이 된 열대야 소식은 미세먼지처럼 기상 케스터의 단골 소재가 됐다. 겨울 또한 예외가 아니다.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우리는 뒤틀린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산 위에서 내려다 보면 그것은 필연이다.
흔히 부산을 일러 산과 강, 바다가 있는 3포 지향의 도시라 자찬해왔다. 그러나 지난 30년 도시개발 과정에서 이루어진 마구잡이 폭력 개발은 부산의 원형을 크게 손상시켰다. 산줄기 곳곳이 잘려 생태적 섬으로 전락했다. 고층건물들이 거점 산지의 골짝마다 파고들어 산정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마을이던 곳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솟아올랐다. 해안 역시 고층화 경쟁이 한창이다. 바람이 길을 잃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그나마 개발로부터 비켜 나있던 부산의 거점산지와 해안 절경들로 이루어진 도시공원이 2020년 7월1일 부로 대거 사라진다는 것이다.
실로 두려운 일은 공원일몰제가 야기할 원치 않은, 강요된 변화다. 부산에서만 무려 90곳이 일몰 대상이다. 이미 해제가 된 곳도 있다. 영도구 면적의 4배 만큼이나 사라진다.
관련하여 시민 1인당 공원면적의 감소가 확실하다. 시민의 휠링 산보길인 갈맷길 곳곳이 단절되어 절름발이가 된다. 발생한 미세먼지의 저감 기능도 현저히 줄어 든다. 여름 폭염을 비롯한 소음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개발에 따른 도시경관의 이질화가 강제된다. 이에 따른 도시의 생태환경 및 각종 동식물의 서식환경에도 타격이 온다. 무엇보다 시민 삶의 질에 큰 장애와 더불어 도시 경쟁력 하락이 예상된다. 시대의 후퇴요 도시의 퇴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시민은 이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오거돈 시장이 97%의 도시공원을 지키겠다고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시 재원으로는 어림없다. 중앙정부는 침묵하거나 외면하고 있다. 현재 필요한 추정예산은 작게 잡아 3조2천억 원이다. 드론으로 본 부산도시공원 일몰지역 사진전은 이같은 위기 앞에 시민인식의 재고를 도모하고 집단 지성을 통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되살릴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공유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부산이란 곳에 터 잡고 살면서 우리 당대와 미래 세대 간 환경형평성과 토지 정의를 위해서라도 의미 있는 실천이 요구되는 때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 공동대표 김경조. 이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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