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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공원 활성화 -꽃과 노래가 있는 탈핵 시 낭송의 밤 개최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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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908회 작성일 17-08-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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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공연은 플립(Freed)이 맡았다. 너무 차분해서 중간에 신나는 노래도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임랑 벽화 마을-앤의 마을 이야기

               

                                                              김요아킴

 

백사장으로 맞닿은 야트막한 담벼락엔

빨강머리 앤이 살고 있어요

두 갈래로 땋은 순하디 순한 마음은

빼빼마른 햇볕에 늘 새까만 주근깨로 대신하죠

동심으로 채색된 수풀을 마주하며, 쉴 새 없이

바닷물이 말을 걸어와도 늘 파랗게 수다를 떨죠

이웃집 돌고래가 수평선을 향해 가출을 시도해도

꽃씨를 품은 화분에 물주기는 늘 잊지 않고 있어요

환하게 소리 질러 웃는 해바라기는

그녀가 살고 있는 이곳 마을의 정령이기도 해요

바로 건너다보이는 잿빛의 묵직한 그림자가

죠시 파이의 독설처럼 버티고 있어도

뱀처럼 드리운 철탑들이 달콤한 유혹을 해도

앤의 얼굴색은 늘 변함이 없어요

동화 속엔 결코 나오지 않을 법한 낯선 말이

벌써 이웃나라에 잔혹한 결말로 구전되어도

옆집에 전설의 4인조 밴드는, 여전히

Let it be를 부르고 있어요

사랑하는 팬으로부터 몇 발의 총탄세례를 받은

존 레논이 마이크를 들고 있어요

전봇대 사이로 횡단하는 붉고 푸른 감상문들이

연신 비릿한 바람에 부대끼고 있어요

이제 앤의 그 용감하고 씩씩한 성장통이

펼쳐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싶어요

  

 

김요아킴

2003시의나라2010문학청춘신인상으로 등단. 시집왼손잡이 투수』『행복한 목욕탕』『그녀의 시모노세끼항등이 있고, 산문집으로야구, 21개의 생을 말하다가 있음. 현재 부산작가회의 회원.


두꺼비집을 내리고 -달맞이꽃 피는 공원으로

 

                                              박정애

 

오늘밤 우리는 두꺼비집을 내리고

달맞이꽃 피는 공원으로 간다

수영강이 대금을 불어주고

별이 외눈을 깜박이는

칠월의 오작교 다리 아래

은하수 물소리로 귀를 씻으려 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피가 맑아지는

달빛도 한 오만 필 쯤 풀어놓고

세상을 온몸으로 밝혀주는 반딧불이

세상을 온몸으로 읽어주는 풀벌레소리로

안전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꿈꾸려 한다

유난히 뜨거운 여름 열기로

입때껏, 곱절이나 비싼 전기요금이

누진징벌의 실체를 성토하며

자연이 자연으로 사는 법이란

우리를 끊임없이 응원하는

바람과 태양이라고

그럼 그렇지 무릎을 치는데

신고리 5·6라니

사람 사는 마을에 핵발전소라니

부산 울산 양산 380만이 사는데,

핵발전 당장 꺼도 전력이 남아돈다는데

이미도 짐이거늘 엎치고 덮치겠다고

이미도 감당 못하는 핵폐기 어쩌겠다고

짓는 거 보다 뒤끝이 더 무섭다는데

자연을 살아가는 대지와 바다에

기포방지 독극물 들이붓고

바다를 끓이는 너희들은 가라

신고리 5·6 너는 가라

바람에도 파도에도 떠도는 유령

벌써 잊었느냐 후쿠시마

천둥번개 내리그은 오지랖도 못 가리는데

대책 없이 안전하다는 앵무새 말

그 거짓말 누가 믿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

이 땅에서 가만히 있는 다는 건

그냥 죽으라는 말이란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신고리 5.6호기는 가라

빛 공해에 눈이 먼 그대들이여

눈 먼 그대들이여 별빛 내리고

달빛 내리는 공원으로 가자

이제 우리 좀 어두워지자

어두워질 수 록 빛나는

우리가 별꽃이 되자

 

 

박정애

약력: 1993국제신문신춘문예 시, 1997경향신문신춘문예 시조 등단. 시집 가장 짧은 말, 초록고전을 읽다5. 부산작가회의 회원. 얼토동인.



1부 마치고 만들기 체험시간에 틀려고 준비한  그린피스 홍보물 동영상 등은 일몰시간이 일러 소리만 틀어야 했다. 



당신은 고등어인가

 

                                 정안나

 

 

섬긴다고 노래를 부르는 이들

목표는 언덕 아래에서 산 정상까지 가는 것

내려가는가 하면 올라오고 떠나는가 하면 돌아온다

목표를 누설하는 안개길

안개를 넘어서 하늘로 하늘로

원전 옆에 원전으로 원전을 섬기는 이들

진실은 침몰시키는 장갑 끼고 후쿠시마는 없었다

달리면서 체르노빌은 없었다

 

*당신의 공포는 고등어인가

핵발전소인가

시한폭탄 안고 사는 건 무슨 죄고

 

언덕 아래 고등어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고등어로 먹고 살고 싶지 않은 사람들

한 시간 안에 떠나지 못해

여기부터 지금 끈 선풍기부터 끄고 나간다

 

광장을 지나 건널목 건너 노란 꽃으로 모여라

작은 꽃 작은이들은 커진다

노란꽃 노란꽃 정당한 자신을 흔든다

손을 넘어서 마을을 넘어서 하늘이다

하나 되어 자신의 힘으로 나는

당신은 고등어인가

당신의 고등어는 안녕하신가

 

 

*반핵 깃발 문구

 

정안나

2007시와사상등단. 시집 붉은 버릇. 부산작가회의 회원


단단한 멍

                          이기록

 

알몸으로 들어가는 상처를 지우기 위하여

살려달라 부르는 뜨겁게 시든 바다를 본다

차오르는 수면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지금도 멈추지 않는 차가운 금속의 분열은

끝없이 퍼부어지는 소금기를 남기며

녹아내리는 피부를 포개고 있다

식지 않는 연료들은

불안을 지불하며 비틀거린다

더 어두워지기 전

늘어선 땅의 아이들을 살려내려면

멈추지 않고 융합하는 욕망을 덮어야하는데

목소리를 잃어버리면 더는 말할 수 없는데

 

흔적이 남아있는 열도에선

불면의 촉수는 냉정하다

뜨겁게 타오르는 몸을 잉태하지 말고

태양을 안고 잠들 수 있게
오지 않은 절망이 사라지기를

 

살아남은 아이가 문을 연다

우리는 단단한 꽃멍이 든다

 

 

이기록

2016시와사상신인상 등단. 부산작가회의 회원.


시낭송에는 공연자들이 기타 반주로 배경음악을 깔았다.   곱창카례가 비틀즈의 렛이비를 연주하고 있다.

멀리 학장에서 온 분들

곱창카레의 노래는 꽤 괜찮았고 호응이 좋았다. 두번의 앵콜이 있었다. 

부산시민 나루공원 시민탈핵선언문

-핵 없는 나라에서 쾌적하게 살고 싶다-

 

촛불이 새로운 세상을 열었던 날로부터 대통령이 탈핵을 선언했다. 하지만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둘러싼 찬.반논쟁이 이어지면서 진실은 왜곡되고 호도되면서 혹시나 도루묵 탈핵이 되지 않을까 심히 불안하고 두렵다.

 

실로 안타까운 노릇은 핵발전과 관련된 명백한 사실의 부정이며, 핵발전의 미래가 내장한 재앙의 회피이다. 이땅에서 반핵운동이 일어난 지 30여 년, 숱하게 되풀이 되고 제기되어 왔던 물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예컨대 핵은 안전한가. 핵은 환경적인가. 핵은 경제적인가. 라는 질문이다. 1978년 가동을 시작한 고리핵발전소로부터 시작하여 동해안과 서해안에 들어선 25 기의 핵발전소에 더하여 추가건설 11기는 대한민국을 세계 최대 핵단지로 만들었다. 불행하게도 신규핵발전소가 만들어질 때 마다 국민적 동의 절차를 밟았던 사례는 단 한 기도 없었다. 대신 우리가 목도하고 밝혀낸 사실은 사고 위험의 은폐와 부정.비리로 얼룩진 부패였다.

 

불특정 다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 무차별 건설된 핵발전소가 내건 구호는 값싼 전기와 안전하고 환경적 에너지 였다. 저들은 막대한 홍보비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렸고 언론을 매수하는 한편 핵발전소가 입지한 지역은 교부금에 의지하는 왜곡된 지역경제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하여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핵발전소의 존재와 발전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핵발전소는 실수를,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 자체가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 핵발전소는 부지선정에서 건설과정, 완공 후 가동과 송전에서 지역공동체의 파괴와 실향을 강요했고, 고압선이 지나는 마을을 무참히 짓밟았다. 무엇보다 대책없는 핵폐기물의 양산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채, 임시 저장으로 미래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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