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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노래, 그리고 시가 있는 공원일몰제 난타의 날 제2차 피크닉데이 행사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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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4,203회 작성일 17-10-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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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1일 제2차 나루공원 활성화  '꽃과 노래, 그리고 시가 있는 고원일몰제 난타의 날'이 지역주민과 시민 등 8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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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행사 전 식전 만들기 체험행사로서 공동주최측인 부산녹색구매지원센터와 부산그린트러스트 회원이 준비한 화분 만들기와 치약만들기는 참석자 대부분이 참여 한아름 선물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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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본행사에는 가수 이동진 (전 곱창카레 멤버)의 솔로 공연과 작가회의 소속 시인들의 시낭송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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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으로 가는 공원

정안나

 

운동화를 신어 땅과 가까워

연속사방무늬 모자를 쓰며

하늘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늘은 맑았다 흐려

돌아서왔다고 저기서 돌아왔다고

땀 흘리는 이웃이 있어

아직 떠나지 않은 땀방울

뚱뚱해진 머리를

쓰다듬네

 

쥐가 없는 고양이를 키우고

숲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을 건너는 바다를 키워

 

노란 새가 운동화 옆에 집을 지어

밖으로 나갈까

노란 새가 모자 옆에 집을 지어

이웃에게 가볼까

 

도시의 이웃사촌으로

아이에서 어른으로

도시와 걸어가는 공원

 

이제 지쳤다면서 걸어가다 보면 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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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강나루

 

고명자

 

강물을 따라 흘러가자

종이배 갈잎배로 끄덕끄덕 흘러가자

한끼 배고픔쯤 잊어버리고

살진 숭어처럼 강가를 첨벙거리자

우리 한때 날개를 달았던 족속

가문 강바닥 돌멩이로 구르던 시절 지나

지금은 나루공원에 앉아 햇볕을 쬔다

오늘, 강은 위로 흐르고 바람은 아래로 쓸려간다

눈부신 반란이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거스름이다

나 다시 날으려는지 두시 방향으로 머리카락 휘날린다

갈대와 잡풀 뒤섞인 옛 강은 없다

수영성 지키던 눈빛 매운 수군들

바다를 끌고 오느라 찢어진 만선의 깃발

목청 굵은 아버지의 멸치 후리는 소리

목숨 지닌 것답게 우렁차게 흘러갔다

입에서 입으로 건너와 전설이 된 나루에서

어떤 간곡한 기다림이 있기나 한 듯

수영교 아래로 사라지는 강을 본다

걷던 길을 깔고 앉아 나만 오래 깜깜해진다

먼 먼 그리움의 징표인양

아파트 창문마다 물빛 한 장씩 오려 붙였다

커다란 비누거품처럼 엉겨붙어 흐르는 집에

피라미같은 왜가리같은

아이들 젖내 맡으러 강물을 들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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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사례발표를 위해 최근 민간공원특례제 에서 개발보다는 보전을 택한 장지공원  토지소유주 해운정사의 선택을 공유하기도 하였다. 이날 사례발표는 해운정사 총무스님이 했고, 스님은 향후 부산그린트러스트와의 공원 활동에 전폭적 참여를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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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00만평 문화공원 조성 범시민협의회 운영위원으로 활동중인 강영은 동아대 교수의 차분하고도 논리적인 일몰제 문제 발표가 있었다. 막연히 공원일몰제를 이해하던 참가자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발언이었다. 

청사포와 이기대공원 사례발표는 행사의 중첩으로 발표자들이 시간 내 도착할 수 없었다.

두번째 공연은 대학생으로 구성된 인디밴드 퓰립이 하였고 세번째 시낭송과 네번째 시낭송이 있었다.  시 낭송이 마무리 되고난 이후 ' 동시공원 일몰제 반대 부산시민선언'을 채택하고 행사는 종료됐다.  

수목원에서

서정호

 

내가 갈 곳

결국 한 그루 나무 아래구나

 

흙속에 묻히다

납골당에 갇히다

결국은 나무 밑 둥

새벽 눈처럼 살포시 쌓이는구나

 

비석대신

우뚝 서 있는 떡갈나무

또는 밤나무

그것이 나의 마지막 상징

 

비와 함께

뿌리에 스며들어

하늘을 지향하는 줄기

그 꼿꼿한 정신

 

꿈은 죽지 않고

또다시 새벽을 깨우니

잎과 잎 사이

어스름 속 먼 마을을 굽어보니

 

놀라워라

죽어서 내가 나무가 된다니

죽어서 내가 나무로 산다니

죽어서 내가 나무처럼 늙을 수 있다니

 

내가 갈 곳은

결국 나무 한 그루

그 수액의 혈액

잎의 손

줄기의 몸으로 곧게 서서

 

바람에 흔들리고 달빛 마주하며

바람에 흔들리고 달빛 마주하며

결국은

나무의 마음으로

다시 살아가는 것이구나

 

피라미같은 왜가리같은

아이들 젖내 맡으러 강물을 들락거린다


토요일 오후, 그 숲에서

김점미

토요일 오후,

숲을 그린다

 

투명한 초록사이로

사람들이 보인다

나도 보인다

사람들의 속삭임 사이로 안개가

하얗게 번져간다

숲이 사라진다

사람들도 사라진다

나도 사라진다

사라지는 것들 속으로

오후의 적요(寂寥)가 내려앉는다

 

그러다 문득,

안개가 걷히고

모든 나무들이 다시 살아난다면

다시 내가 초록의 숲을 그린다면

숲속의 바람으로

새의 꽁지를 흔든다면

그 사소한 떨림으로

숲에서 떨어져 내린다면

나는

사소함 때문에 죽게 될 것이다

 

그것을 아는

토요일 오후,

조용히 방에 앉아

숲과 숲의 초록을 그린다, 단 한그루

나무도 보이지 않는 숲

안개가 내려 투명한

, 그 속을 통과하여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는 세월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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