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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문화마을 산파첸스로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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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694회 작성일 17-07-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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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문화마을  골목가드닝사업은 지난 6월 2일부로 공식적으로 끝났다. 그렇지만 그날 이후 이 마을의 출입은 계속되고 있다.  예산만큼  집행하면 끝일까 .  마을과의 관계는 거기 까지 인가.  솔직히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마을살리기 그냥 이루어 지지 않는다. 최소 5년은 경과해야 한다.  헌데 고작해봐야  2년,  달 수로 치면 8~9개월에 불과하다. 어디 명함 내밀기도 남사스런 일이다.  때문에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부산시와 남구청, 그리고 참여했던 관련 단체들이 주민들과 평가 항목을 정하고  성과와 한계, 부족분과 개선 보완지점을 공유하면서 목표를 업그래드 시키야한다. 이런 작업이 최소한 년 1회 씩하여 3회 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래 저래 꼬이다 보니 더불어 밥 한끼 조차 없었다.   

어쨌거나 이번 사업 건에 대한 마무리다운 마무리를 못해 늘 찜찜했다. 또 현장의 요청도 있었고 하여 두 주 전서 부터 마무리 작업을 같이 할 팀을 구성했지만 여의치 못했다. 결국 bgt 활동가 몇 분과 더불어 일을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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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들여온 식물은 봉숭아과의 산파첸스다. 온실숙근초로서 하절기 직사광선과 고온에 견디는 내서성이 강한 식물이다.  반면 제때 물을 주지 않으면 줄기가 처지면서 시든것 처럼 보이지만 즉각적으로 물을 듬뿍주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살아 나는 특징이 있다.
DSC00862.jpg그리고 중간 중간 쓰레기 투기가 빈발한 전봇대 주변에는 꽃베고니아로 단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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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골목 초입에도 변화를 주었다.  집입부 팬스에 걸이형으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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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처럼 보이는 85-10 담벼락에도 변화와 포인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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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수 ? 작업은 별도의 후원과 재능기부를 통해 이루어졌다. 등판에 땀이 흥근한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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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렇게 조성된 정원의 관리가 고령자 중심의 마을 특성상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을 지킴이 신정규 회장의 노고가 안스러워 부산시나 구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돌아서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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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골목정원으로 거듭남에 살만하다

-대구 비산동 날뫼골 토성마을과 부산 대연동 당골 유엔문화마을을 중심으로   

골목은 정겨움과 사람냄새 나는 길이었다. 늘 아이들 뛰어 노는 소리로 소란했고, 이웃간 세상살이에 대한 정보와 먹거리가 공유되던 곳이자 또 다른 학교였다. 2017년 현재 예전의 그런 골목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 중심 주거문화로의 변화가 가져온 마을의 쇠락과 아파트 건설로 이문을 챙기는 토건 장사치들이 잘 난 도시계획 전문가와 행정의 협잡으로 마을을 통째로 갈아 엎는 재개발사업때문에 그나마 남아 있는 마을조차 내일을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소개되는 마을은 그런 재개발 재건축, 또는 그 흔한 각종 프로젝트 조차 비켜난, 개발제한에 걸린 소외되고 내팽개쳐진 곳들이다 

그러다 보니 마을을 규정짓는 단어는 고령화, 낙후, 불편, 불결, 불안, 불신, 체념 등 부정적 이미지 일색이었다. 토성마을의 경우 섬유산업이 호황이던 때는 아침에 방을 써 붙이면 저녁이면 나갈 정도였지만 2016년 현재 비산동의 인구는 11000. 이 중 나 홀로 세대가 42%를 차지하고, ·공가는 100여 채에 달한다. 2028년이면 비산동 일원 마을소멸까지 예측되었다 

그랬던 마을이 전국 각지에서 사흘들이 탐방을 올 정도로 변했다. 내 놓은 집이 오래동안 팔리지 않아 쓰레기 투기로 골머리를 앓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매물이 없다. 팔려고도 하지 않는다. 주민들은 마을의 일원임을 자랑스러워했고, 자긍심을 가졌다. 그리고 당당했다. 떠나는 이웃이 많았던 마을에서 되려 이사 오고 싶은 곳으로 변했다. 꽃 때문이었다 

여기에는 누군가의 열정이 있었다. 그 열정에 동조자 생겼다. 그리고 이제는 자발적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지난 67. 부산그린트러스트 마을과 도시의 정원사 4(이하: 마도정4)가 달성공원 옆 날뫼골 토성마을을 찾았다. 비산2.3동 문대환 팀장이 안내를 했다. 그는 초창기부터 마을정원 가꾸기 활동에 관여했다. 매스컴과 입소문을 통해 알려진 마을을 방문하는 타지역 주민단체나 관련기관이 워낙 많아지다 보니 동선과 스토리가 구축되었다.   

시작은 그랬다. 비산2.3동 전 동장이었던 엄석만씨가 2015년 초봄 집에서 키우던 튜립의 생육과정을 지켜보면서 주민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그 일환으로 골목에다 화분을 내어 놓는 운동을 벌였다. 쉽지 않았다. 주민들은 화분을 훔쳐 간다거나 귀찮다(물 주기)’ 또는 벌레 생긴다며 미심쩍어 하거나 거부했다. 이같은 현상은 토성마을의 성과를 눈여겨 본 부산의 유엔문화마을 주민들이 보인 반응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렇지만 계속된 권유로 동조주민이 생기면서 한집 두집 화분을 내 놓는 집이 늘면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여세를 몰아 마을골목 콘크리트를 깨거나 보도블록을 까내어 담벼락 가장자리에 색색의 꽃을 심었고 골목마다 아치를 세워 덩굴식물로 단장했다. 마을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적용했던 법칙은 제3의 법칙으로 세명이 모이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였다. '동기부여' 차원에서 마을 주민 4명을 더 모아서 2015429일 주민센터 2층에서 영국 노팅엄 메도우 마을 사례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 그런 다음 불로동 꽃 도매 시장으로 가서 1t 트럭 한 대 분량의 꽃을 사는 것으로 '골목정원 1'에 도전했다. 메도우 마을은 한때 악명 높은 범죄 발생 지역이었지만 골목정원을 만들면서 범죄율이 급감하는 등 사람들의 삶이 변화한 곳이다.   

결과적으로 토성마을도 그렇게 변했다. 골목정원은 20159곳에서 201740곳으로 늘어났다. 폐가나 공터를 이용한 도시텃밭도 3개나 조성되었다. 달성토성마을 골목축제도 열었다낮선 사람들이 마을을 휘젓고 다녀도 화분은 없어지지 않았다. 대신 정원이 만들어진 골목마다 인증샷 찍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아졌다. 마을의 변화는 대구시와 서구청을 움직이게 만들면서 마을이 필요로 하는 각종 지원사업을 끌고 들어왔다. 꽃 때문이었다 

문팀장이 탐방을 마친 후 가드너들에게 아주 중요한 말을 전했다. “꽃을 나누어는 주되 심어주면 안됩니다그랬다. 그가 했던 말은 시방 전국 각지에서 진행중이거나 일어나고 있는 마을만들기 혹은 살리기에 반드시 적용되는 핵심 지침과도 같은 메시지였다. 스스로, 직접이 아니면 진정한 주인도 아니거니와 생명력이 없기 때문이다 

62일 부산 대연동 유엔문화마을 골목정원이 개장했다. 개장이라고는 했지만 완성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개장에 이르기까지 이곳 주민으로서 45년째 거주하고 있는 마을 동문회 회장 신정규 회장(75)의 역할이 가장 컷다. 마을에서도 마누라와 사는 게 아니라 꽃과 살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애착이 많았고 헌신적이다. 신 회장의 집을 에워싸고 있는 화분은 눈에 보이는 것만 수 백 개다. 그중 일부를 마을에 깔았다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이점에 주목하면서 작년 가을께부터 주민가드닝교육을 벌였다. 수강생은 평균 70대의 할매들이 대부분이다. 수업을 통해 자신감의 고취와 꽃을 통한 정원이야기, 타지역 마을의 변화사례를 공유했다. 그리고 골목정원을 만들기 위한 민.관 네트워크가 구축되었다. 주말이면 마을 담장을 도색하고 벽화를 입히는 자원봉사자들로 넘쳐 났고 부산대 조경학과 학생들과 마도정 4기들이 골목골목 화분과 화단을 채워 나갔다. 현재 8개의 을씨년스런 골목이 꽃길로 변했다. 멀찌기 관찰하던 주민들이 하나둘 작업자들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고, 드디어 화분을 내놓고 물을 주기 시작했다 

솔직히 대구 토성마을과 부산 유엔문화마을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주민 참여 과정상 무리다. 전체 공정의 70%를 마을 바깥사람들이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을의 변화를 주민들이 체감하고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주민정서와 마을 분위기 전환에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어제도 경로당에서 주민회의가 있었다. 꽃 때문이었다.    

참고로 유엔문화마을은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와 부산문화회관, 일제강제동원역사기념관 등 관광문화 시설들이 인접해 있지만 마을은 1953년부터 개발이 제한됐다. 유엔공원 일대가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유엔과 협약이 맺어지면서 4층 이상의 건축물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생각함 부아가 치밀고 환장할 세월이었만, 그래서 체념하다시피 될 대로 되라며 방치된 마을이었지만 마을로 들어 온 꽃은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었다. 월간 함께사는 길 177월호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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