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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놀자 9 - 강서구 산양마을 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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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4,749회 작성일 15-09-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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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마을 지킨 할배나무, 그 옆에 누워 자란 할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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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는 부산 강서구의 구목(區木)이기도 하다. 주민과 친숙하고, 그 자체로 강서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산 아래 볕이 잘 드는 마을이란 뜻의 '산양(山陽) 마을'에는 터줏대감 '할배나무'가 있어 넓은 그늘을 만들어 준다. 정대현·정종회 기자 jhyun@
 
 
팽나무의 다른 이름은 '포구나무'. 바닷가의 해풍에도 잘 자라서 배가 들락거리는 포구(浦口)에 많기 때문이다.
 
부산의 끝자락인 강서구 녹산동 산양마을에는 300년 가까이 된 명물 팽나무 두 그루가 자란다. 마을 주민들은 이 팽나무를 각각 할배나무, 할매나무라고 부른다. 할배나무는 부산시 지정 보호수로 늠름한 자태를 자랑한다. 할매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돼 있지는 않지만, 비스듬히 누워서 자라는 듯한 특이한 수형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호수' 할배나무 옆 할매나무
서로 어우러진 수형 독특
40~50년 전 당산 없앴다 낭패
서낭당 만든 뒤에야 화 없어져
해마다 정월대보름에 당제
정겨운 쉼터로 주민 사랑 듬뿍
 
마을 지켜온 늠름한 '할배나무'
지난 달 27일 오후 나무가 있다는 절 '산양사' 앞을 찾았다. 나무를 보러 왔다는 낯선 방문객들을 보자마자 팽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주민들이 달려와 나무 자랑을 시작했다.
 
"여기 보호수 지정 간판에는 수령 260년이라고 돼 있는데, 간판 세우고도 세월이 한참 흘렀으니 300년 가까이 될 겁니다. 마을의 보배나 다름 없는 나무죠. 그리고 자세히 보면 보호수로 지정된 할배나무에서는 남근(男根)의 형태를, 누워있는 할매나무에서는 여근의 형태를 볼 수 있어요."
 
나무 사랑이 지극한 탓일까? 주민들은 할매나무 가지에서 거북이 머리 형상을 찾아 보여주기도 하고,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만 듯한 부처의 수인(手印)을 닮은 나뭇가지도 찾아 설명해 줬다.
 
주민 하대섭(54) 씨는 "내가 태어나기 전 아주 예전에는 이 포구나무 앞이 바다였다고 들었다""마을 앞 파밭에는 모래도 나오고 굴 껍데기, 조개 껍데기도 나오고 저기 산 아래서 몽돌도 나온다"고 말했다.
 
나무는 그 자체가 마을의 역사다. 주민들은 1년에 한 번, 음력 정월 14일 자정부터 당제를 지낸다. 여호근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산신제, 당산제, 용왕제 순서로 제를 지냈다고 전해지는데, 지금은 산신제와 당산제를 합사해 지낸다""당산제에 불교의 산신제 형식이 가미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함부로 손 대면 동티 난데이~"
산양사 주지 평산스님은 "이 마을에 40~50년 전에 당산이 있었는데, 그걸 없애고 난 뒤 마을의 장정 여럿이 돌아가시는 등 안 좋은 일이 있었다""절 앞 할배나무 아래에 서낭당을 만들고 난 뒤 그런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보호수 바로 아래 위치한 서낭당에는 당산할배와 당산할매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걸려있다.
마을 주민들은 팽나무의 죽은 가지도 함부로 손대지 않는다. 동티(나무나 돌 등을 잘못 건드려 지신(地神)을 화나게 해 재앙을 받는 일)가 날까 조심하는 것이다.
 
하 씨는 "가지치기 할 때도 스님께 염불을 부탁드린 뒤 할배, 할매가 노하지 않도록 조심한다""예전부터 이 나무로 불을 때면 안 좋은 일이 생기고 몸에 이상이 생긴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나무를 신령스럽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나무 그늘 아래는 주민들의 정겨운 쉼터이기도 하다. 할매나무 밑에는 운동기구, 바둑판, 장기판이 구비돼 있어 마을 사람들은 늘 이곳에 모여 논다.
 
산양마을이 속한 녹산동 7통의 손대현 통장은 "정월 보름에는 나무 앞에서 달집 태우기 행사도 한다""예전에는 마을 서쪽에 있는 느티나무 보호수 아래에 사람들이 모여 놀기도 했는데, 그 앞으로 도로가 나면서 팽나무가 마을의 중심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지역이슈팀=손영신·이호진·이자영 기자 issue@busan.com
 
공동기획 부산일보·부산은행·부산그린트러스트
http://youtu.be/WW6K_o5Gs9M
 
어린이를 위한 생태 편지
팽나무는 키가 보통 20m까지 자라는 큰 나무예요. 전국에 분포하지만, 남부지방에서 주로 자랍니다. 우리나라 노거수 중 가장 많은 게 느티나무고, 그 다음으로 많은 게 팽나무라고 해요.
 
주로 남부지방서 자라는 큰 나무
9~10월에 지름 7~8둥근 열매
 
작은 대나무통에 팽나무 열매를 넣어 쏘면 ''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것을 '팽총'이라고 해요. 팽총의 날아가는 소리 ''에서 유래해 나무 이름이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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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 열매와 암꽃, 팽나무 수꽃.(왼쪽부터)
 
봄에 일제히 잎이 피거나 윗부분부터 싹이 트면 풍년, 그 반대일 경우는 흉년이라며 풍흉을 가늠하기도 합니다. 이런 나무를 기상목(氣象木)이라고 하죠. 또 조선시대 농업 서적인 '산림경제'에는 '소나무, 팽나무, 참나무에서 생기는 버섯은 독이 없다'고 나와 있어요.
 
9~10월에 지름 7~8의 둥근 열매가 초록색으로 달렸다 붉은색이 강한 노란색으로 익어요. 열매에 살은 많지 않지만 맛이 달아 식용으로 활용하거나 기름을 짜기도 했다고 해요. 목재는 단단하고 잘 갈라지지 않아 건축재, 가구재는 물론 농기구나 악기 재료로도 활용한답니다. 팽나무의 꽃말은 '고귀함'입니다.- 김동필·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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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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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코스
·낙동강하구~산양사 팽나무~가덕도 외양포
·을숙도~산양사 팽나무산양마을 느티나무
·산양사 팽나무~망산도 유주암~가덕도 등대
 
음식점
·황토방가는 길(녹산동 845-2) 국밥 수육
·장룡수산(녹산동 10-1) 민물장어구이
·용장어요리전문점(녹산동 97-20) 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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