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사설] 접근성 제고와 콘텐츠 확충이 필요한 나루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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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나루공원이 '사람 없는 공간'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차도와 수영강을 양쪽에 끼고 있는 바람에 시민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실제 나루공원을 찾은 방문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니 영락없는 '동네 공원' 수준이어서 충격을 준다. 10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인 보람을 찾기가 힘든 데다 부산의 새로운 중심인 센텀시티에 조성한 지 10년도 안 된 젊은 공원으로서는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지난달 나루공원을 찾은 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9.5%가 해운대구 거주자였고, 20.3%는 인근 수영구에 사는 사람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객의 70%가 인근 동네 사람으로 이뤄져 나루공원은 '동네 공원'이나 '동네 마실길'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뿐만 아니라 60대가 가장 많은 20.0%를 차지했고, 50대 17.5%, 70대 16.0%, 40대 12.7% 순으로 나타나 중장년층 이용객이 66%에 달했다.
인근 동네의 중장년층이 주로 찾는 나루공원은 역설적으로 부산 시민이 찾기에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콘텐츠도 태부족하다는 사실을 웅변하기에 충분하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응답자의 31.5%가 '주차 시설 확충'을 요구했고, 28.8%는 '대중교통 접근성 제고'를 주문했다. 시민이 즐겨 찾는 나루공원이 되기 위해서는 31.0%가 '편의시설 확충'을 요구했고, '문화예술 이벤트 마련'(20.8%), '다양한 체험활동 시행'(18.7%), '공원 홍보 강화'(18.0%) 등을 희망했다.
부산시는 이번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나루공원을 부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즐겨 찾는 명품공원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부산시가 밝힌 영화의전당 앞 차도 지하화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이 계획만 제대로 추진되어도 영화의전당에서 나루공원과 수영강변까지 거침없는 통행이 가능하게 되어 나루공원은 물론이고 센텀시티의 면모를 일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족한 콘텐츠는 시민사회와의 적극적인 거버넌스를 통해 개선안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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