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산공원 100년, 시민에게 길을 묻다 개최 후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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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식 접근은 그만! 부산역사공원으로 새 100년 설계를
▲ 부산일보사와 부산시,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주최한 '용두산공원 미래 100년 시민에게 길을 묻다' 원탁회의가 지난 11일 오후 부산 중구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김경현 기자 view@
언제나 재개발의 대상, 관광 수단으로만 취급해 왔던 부산 용두산공원을, 제 가진 것을 인정해주고 주체로 올려놓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시민들은 100년 역사를 지닌 공원을 지금껏 '푸대접' 해왔던 것에 대해 각성하고 반성했으며 앞으로 100년은 '부산역사공원'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해 공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주자고 뜻을 모았다.
언제나 재개발의 대상, 관광 수단으로만 취급해 왔던 부산 용두산공원을, 제 가진 것을 인정해주고 주체로 올려놓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시민들은 100년 역사를 지닌 공원을 지금껏 '푸대접' 해왔던 것에 대해 각성하고 반성했으며 앞으로 100년은 '부산역사공원'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해 공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주자고 뜻을 모았다.
피란·근대문화 연결 '스토리' 입혀
역사공원의 장점 최대한 살리도록
자꾸 고치기보다는 여백 있는 공원
100년 역사 상징물로서의 공원으로…
전문가·시민 머리 맞대 밑그림 그려야
■문제는 정체성이야!
지난 11일 오후 부산일보사와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시 주최로 부산 중구청에서 열린 100인 원탁회의 '용두산공원 미래 100년 시민에게 길을 묻다'에는 미리 신청한 시민과 전문가 90명이 참석했다.
첫 토론 주제는 '용두산공원의 아쉬운 점이나 부족한 점'. 처음에는 "볼거리, 놀 거리, 즐길 거리가 없다"는 의견을 낸 이들이 28.2%로 가장 많았지만 상호토론을 거친 뒤에는 "정체성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고 답변한 이들이 62.2%로 가장 많아졌다. 부산항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공원, 부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추억을 갖고 있는 부산 시민 100년 역사의 공원 위상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는 것. 주변 건물 고층화로 용두산공원의 조망 장점이 사라져가고 있는 점,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 관광버스 주차로 인한 불편 등을 이야기한 이들도 있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전일수 코리아스픽스 부산센터 대표는 "사전 여론조사 당시 정체성 부분에 대한 얘기가 없어 주최 측에서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실제로 숙의를 거치니 용두산공원의 가장 큰 문제점이 정체성을 살리지 못한 점으로 나타났다"며 "참가자들의 이해도나 숙의의 정도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토론 주제인 '향후 용두산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느냐'에는 첫 번째 주제와 연결돼 62.7%가 "용두산공원의 정체성을 부각시키자"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용두산공원에 부산역사공원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자", "피란 유산, 근대문화유산 등과 연결지어 스토리를 만들자" 등의 의견이었다. 동주여고를 이전하고 그 부지를 활용해 광복로와 용두산공원을 연결해 접근성을 높이자는 의견, 대형 관광버스 주차를 막자는 의견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여한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정체성이라는 모호한 논리에 빠져서는 안 되고 좀 더 구체적인 문제점, 대안이 앞으로 더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두산을 사랑하는 모임은 왜 없나요?
이날 원탁토론회에는 교수, 시민단체, 역사학회 관계자 등도 일반 시민들과 원탁에 둘러앉아 동등한 토론자 자격으로 참가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용득 부산세관 박물관장은 "100년이나 된 용두산공원이지만 그동안 용두산을 아끼고 가꾸는 시민모임이나 단체 등의 주체가 없었다"면서 "늘 시민들은 제3자 입장에서, 개발의 대상으로서만 멀리 떨어져 용두산공원을 대해왔는데 지금이라도 용사모(용두산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도 만들어 주인된 마음으로 용두산공원을 가꿔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도 "이번 원탁회의를 계기로 용두산공원 100주년 시민위원회를 조직하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강동진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용두산공원을 자꾸 활용하려 하고 뭔가 하려고만 하는데 사실 앞으로 100년은 과거 송현산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줘야 한다"면서 "100년 역사를 지닌 상징물로서 지켜지는 공원, 여백이 있는 공원으로 용두산공원에 대한 근본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부산초량왜관연구회에서는 1907년 순종 임금의 행차길인 어가길을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오홍석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사장은 "전문가와 시민 너나할 것 없이 제 일처럼 깊이 생각하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이 감격스럽다"면서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더 이뤄진다면 시민들이 원하는 용두산공원의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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