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사설] 용두산공원 향후 100년 계획, 시민공감대 형성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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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큰 자산인 용두산공원이 올해로 착공 100주년, 내년에 준공 100주년을 맞는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 공원인 용두산공원은 일제강점기, 6·25전쟁과 피란, 산업화, 민주화 등 부산, 나아가 우리나라의 드라마틱한 근대화 역정과 궤를 같이해 왔다. 용두산공원은 근대 100년의 부산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100주년이란 기념비적 해를 맞아 공원의 미래상을 정립하자는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지난 12일 '용두산공원, 다시 100년을 담는다'는 주제로 100인 시민원탁회의를 개최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첫 번째 회의인 만큼 구체적 발전 방향은 도출되지 않았지만 민·관·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원의 정체성을 함께 고민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적잖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부터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논의를 해 가다 보면 미래상의 윤곽이 저절로 드러날 것이다. 하야리아부대가 부산시민공원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보여 준 집단지성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 줄 수 있는 기회이다.
미래상의 큰 원칙은 공원의 장소성과 시간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용두산공원은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광복동, 북항 등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더불어 부산의 과거를 생생하게 기억하게 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힘을 주며 미래를 꿈꾸게 하는 상상력의 보고(寶庫)로서도 기능하는 게 용두산공원이다. 이 같은 장소성과 시간성의 단절이나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수년 전부터 용두산공원을 재개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어 왔다. 볼거리가 너무 없는 데다 랜드마크인 부산타워가 낡고 규모가 작다는 게 그 이유이다. 그러나 민간자본의 수익성만 극대화하는 기존 재개발 방식의 접근법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당장은 공원 조망권을 현저히 저해하는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부터 막는 게 화급하다. 100인 원탁회의를 계기로 시민위원회나 협의체를 조직해 용두산공원의 위상부터 재정립하고 거기에 맞는 디자인과 리모델링 등 실행 방안을 도출해 나가야 한다는 한 전문가의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1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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