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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놀자 2 프롤로그 -우리동네 뿌리 깊은 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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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782회 작성일 15-07-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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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고등학교 인근 주택가에 250년 된 회화나무가 서 있다. 높이 17m의 이 보호수는 주택 담장에 둘러싸여 숨통이 조이는 듯한 모습이다. 이런 보호수 주변을 공원으로 조성해 나무도 살리고 마을공동체도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병집 기자 bjk@
 
장면 하나
지난 5월 부산 강서구 한 산업단지 개발사업 현장. 수령 300년으로 추정되는 팽나무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던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이 허탈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라졌어요, 나무가. 아직 보호수 지정은 안 됐지만, 높이가 15m나 되는 큰 나무였는데."
 
부산시 지정 보호수 98그루
연간 예산 겨우 5천만 원
개발 편의주의적 관리에 한숨만
땅 사들여 나무 쉼터 만든 서울과 대조적
노거수로 공동체 회복과 관광 활성화를
 
공사 현장사무소 관계자는 "마침 강원도에 새로 조성하는 수목원이 있다고 해서 그리로 옮겨 심었다"고 해명했다.
 
장면 둘
최근 수영구 구락로의 한 주택가. 보호수로 지정된 150년 된 팽나무가 담장 뒤로 큰 키를 드러내고 서 있다.
 
자세히 보고 싶어도 나무가 자라고 있는 주택의 문이 닫혀 있어 가까이 갈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주민 박말금(79·) 씨는 "옛날에는 이 주변이 다 밭이었는데, 집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나무가 담장 안에 갇힌 꼴이 됐다"고 말했다.
 
부산의 보호수를 비롯한 노거수(수령 100년 이상 된 큰 나무)들이 여전히 체계적인 관리나 보호를 받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역사를 담고 있는 데다가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자연 자산인 나무를 제대로 관리해 마을공동체 회복의 거점으로 삼고,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호수 예산 5천만 원이 전부
부산에서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지난 해 연말 기준 98그루다. 보호수는 오래 되고(노목), 크고(거목), 희귀한 나무(희귀목) 중에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말한다.
 
그런데 지난 4월 동래구 온천동에 있는 수령 250년 된 팽나무 한 그루가 보호수에서 해제됐다. 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200m 정도 위치가 옮겨진 것이다.
 
동래구 관계자는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함부로 옮길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보호수 지정을 해제한 뒤 이식했다""옮겨 심은 나무가 뿌리를 잘 내리면 다시 보호수로 지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의 한 전문가는 "개발이 우선이라는 논리 때문에 보호수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 하는 사례가 많다""나무 한 그루 때문에 건물 한 동이 날아간다고 생각하고, 개발 편의에 따라 보호수를 마음대로 옮기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시가 보호수 관리를 위해 편성한 예산은 5천만 원이 전부다. 65그루의 보호수 예산으로 16천만 원을 확보한 울산시와 비교해도 터무니 없이 작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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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땅 사서 공원 조성
반면 서울시는 올해 총 218그루의 보호수 유지·관리 사업예산으로 22억 원을 편성했다. 이 중 18억 원은 구로구 가리봉동에 있는 측백나무 주변에 쉼터를 조성하기 위한 토지, 건물 보상비다.
 
서울시 관계자는 "500년 된 마을 수호목이 척박한 시멘트 골목길 사이를 비집고 서 있는 상황이라 인근 주택 3채를 매입해 정자마당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호수에 대해 병해충 방제 영양제 공급 외과수술 같은 단순 관리사업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유지 매입을 통한 적극적인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부산에서도 건물 사이에 낀 동래구 안락동 회화나무(본보 2014414일자 9면 보도) 같은 보호수를 살리려면 사유지 매입을 통한 공원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의회 이진수 의원은 "마을의 역사가 깃들어 있고 접근성이 높은 보호수 주변을 공원으로 만드는 게 단순한 쌈지공원 조성보다 효과적"이라며 "건물 균열이나 병해충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나무도 보호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시와 동래구는 10~15억 원이 드는 공원 조성 사업비 마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노거수
보호수로도 지정되지 못한 노거수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노거수란 보호수로 지정할 수 있을 정도의 수령과 크기에 도달한 대형 수목을 말한다. 부산에는 총 230그루(지난 3월 기준·천연기념물 포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명동지구 원자력산업단지'에 포함돼 강원도로 이식된 팽나무 사례처럼 개발사업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노거수도 10여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은 "보호수, 노거수를 대상으로 한 종합적 조사를 통해 최소한의 생육 공간을 마련해 주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노거수를 마을 터줏대감으로 보호하고, 주변에 평상이나 벤치를 설치해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한 모임의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사업 예정지에 있는 수봉도마을 노거수(팽나무 3그루)의 경우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꾸준히 보호 필요성을 제기한 끝에 수자원공사가 공원 용지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보존키로 결정해 호평 받고 있다.
 
 
여호근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큰 나무들은 주변 관광 자원과 연계하면 새로운 답사 코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일본 규슈 올레에 포함된 다케오의 3천 년 된 녹나무가 애니메이션 '토토로 나무'로 각광받고 있는 것처럼 오래된 나무를 보호하고 스토리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지역이슈팀=손영신·이호진·이자영 기자 is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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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단
여호근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김동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김맹기 한국환경생태기술연구소장
이진수 부산시의회 의원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71400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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