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동천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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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한다고 수백억 원 퍼부은 동천에 수백m '기름띠’ 2014.1.15. 부산일보
부산의 중심 서면과 문현혁신도시를 끼고 흐르는 동천(東川)이 반복되는 부유물 덩어리 소동으로 '똥천'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동천 재생에 지금껏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수질, 악취 등 어느 것 하나 개선하지 못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오전 문현금융단지를 찾은 이 모(48) 씨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건물 아래로 흐르는 동천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천 표면에 수백m나 되는 검은 기름띠가 길게 퍼져 있었다. 깔끔하게 조성된 문현혁신도시 옆에 이같이 더러운 하천이 흐른다는 생각에 불쾌하고 부끄러웠다.
오수찌꺼기 부유 발생 반복
오염원 차단 않고 미봉책만
지난 3년간 수질 되레 악화
"큰 틀에서 근본 대책 세워야"
이 씨는 "공기업 금융인력 2천여 명이 이곳으로 내려와 일하는데, 주변 하천이 너무 더러워 부끄럽다"며 "주변이 이래서야 서울이나 해외에서 금융인을 부산으로 초청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동천에서 발견된 검은 띠는 오수 찌꺼기인 '스컴(scum)'. 하천 바닥에 침전된 낙엽과 쓰레기, 진흙, 기름때 등이 엉겨 붙어 표면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검은색 폐유가 띠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취재진이 이날 오후 찾은 동천에는 속이 안 보이는 더러운 물 표면 곳곳에 스컴이 떠다니고 있었다. 부산진구청 직원은 대형 스컴을 작대기로 잘게 부수고 있었다. 잘게 부서진 대형 스컴은 검은 연기가 퍼지듯 시커멓게 물속에서 퍼져나갔다. 스컴은 동천 범2호교~범3호교(이마트 문현점 앞)~범4호교(지오플레이스 앞) 구간 총 800여m의 하천 표면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스컴을 잘게 부숴도 기온과 오수 유입 등에 따라 다시 뭉쳐 대형 스컴이 만들어지고 있다. 비가 온 뒤 스컴 발생이 더 잦았다.
이 같은 상황이 재발하는 데도 부산시의 동천 관리는 지금껏 미봉책에 그쳤다. 부산진구청은 시로부터 매년 6억 원을 받아 동천을 유지·관리하고 있다. 동천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걷어내고, 해수를 끌어올려 동천에 방류하는 수질 개선시설을 만들어 가동(한달 평균 전기료 1천500만 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제금융센터 완공을 앞두고 5억 원의 예산으로, 범4호교~광무교 400여m 구간에 하천 바닥을 준설하고, 악취제거제를 뿌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 지난 3년간 동천 수질은 점차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천의 오염은 일부 시민들이 버리는 오염과 오염수, 합류식 관거에서 흘러나온 오수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분류식 오수관 설치 공사를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지만 완공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사무처장은 "오염원 유입을 차단하고, 구간별이라도 예산을 확보해 준설을 하는 게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며 "시가 도심 변화의 축으로 동천을 바라보고, 불필요한 예산과 행정적 소모 없이 동천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보다 큰 틀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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