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잠 자는 부산시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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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자는 부산시민공원
관리비 매달 6억5천 "하드웨어만 챙긴
추위가 한풀 꺾인 10일 오후 부산시민공원. 간간이 개를 데리고 나온 이용객이 있긴 했지만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아 마치 정지된 화면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인적이 뜸해 방문자센터 안에도 사람이 있는지, 불이 켜져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하고 들어가야 할 정도였다.
㎡당 조성비 103만 원, 매달 관리비 6억 5천만 원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명품공원' 부산시민공원이 겨울잠을 자고 있어 '명품'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드웨어를 급히 지어 조기 개장에 급급한 나머지 내용물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만큼 이는 불가피한 결과다.
매달 관리비만 6억 넘게 들지만
이용객 끌어들일 콘텐츠 부족해
하루 평균 방문객 5천 명이 고작
10일 부산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부산시민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 5월 하루 평균 5만 2천여 명, 6월 하루 평균 4만 2천여 명 수준이던 것이 12월 들어서는 1만 2천여 명, 올해 1월 1만여 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2월에는 그마저도 5천여 명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처럼 겨울에 공원을 찾는 이들이 급감하는 것은 즐길 거리가 없기 때문. 그나마 있던 예술촌갤러리 등의 전시도 겨울 들어 3분의 1 이하로 급격히 줄었고 각종 문화공연이나 행사도 종적을 감췄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강동진 교수는 "리모델링한 학교 건물에서 겨울에 잠자는 동물, 식물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든지 겨울 콘텐츠들을 고민했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면서 "공원에 연구 기능이 받쳐 줘야 되는데 처음부터 그 부분이 빠져 있다 보니 프로그램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콩의 경우 공원마다 환경센터가 있어 아이들이 식물들을 학습하고 관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있다. 또한 프랑스 리옹의 루미나리에 축제나 여수의 돌산공원 조명쇼 등 다른 지역에서는 겨울 공원을 찾게 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시설관리공단은 "겨울 들어 초기에 일부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이용객이 너무 적어 운영을 접었다"면서 "내년부터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겨울에도 찾는 공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5.1.11. 부산일보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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