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산공원 산 역사 '100살 칠엽수' 잘려 나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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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 동광동 용두산공원 옆 옛 부산유치원 자리에 영화체험박물관이 들어서면서 벌목 위기에 처한 100년 가까이 된 칠엽수. 김경현 기자 view@
100년 역사의 용두산공원을 근대역사의 허브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본보 2월 13일 1면 보도) 용두산공원을 100년 가까이 지켜온 노거수가 잘려나갈 위기에 처해 생존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부산시는 근대 문화의 유산이라고 할 만한 장소를 없애면서 자산으로 남길 것들에 대한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화박물관 공사로 벌목 위기
"개발행정 탓…보존방안 찾아야"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중구 동광동 용두산공원 내 옛 부산유치원 자리에 들어설 부산영화체험박물관 건립 공사가 이달 말께 시작된다. 임대형 민간투자사업시설(BTL)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한진중공업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부지 안에 수령이 100년 가까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칠엽수와 은행나무 등 여러 가지 나무들이 식재돼 모두 베어져 나갈 운명에 처했다는 것. 공사 현장 관계자는 "이 나무들 중 시설관리공단 측에서 이식을 요구한 왕벚나무 20그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벌목해 폐기물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100년의 산 역사가 시민들의 무관심과 일방적 개발 행정으로 잘려나가게 생겼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처장은 "밑동 둘레 2.3m 크기의 칠엽수는 인근에 오래 거주하신 어르신의 말씀에 따르면 수령이 100년은 족히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품격 있는 나무"라고 말했다.
동아대 조경학과 강영조 교수도 "나무 자체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부산유치원에 있었던 나무라는 역사적 의미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민자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1천만 원 안팎의 이식비를 부담하라고 강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부경근대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은 "4년 전에는 이 땅에 모텔을 짓겠다고 해 시민단체가 반대했는데, 이 부지를 사들인 부산시가 노거수나 돌담 같은 근대 유산의 보존 계획을 처음부터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보존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질책했다. 2015 1.14 부산일보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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