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공원문화 시민 손으로] 100인 시민 탐사대 '시민공원 식물도감' 만든다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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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부산시민공원 탐사 대작전' 행사를 위해 지난 24일 시민공원 사전 답사에 나선 생태해설사들이 공원 곳곳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지난 5월 1일 10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와 개장한 부산시민공원. 이곳에 자생하는 식물을 총망라한 식물도감을 시민들 손으로 만든다.
이는 시민 스스로 시민공원을 가꿔가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공원 식물도감 제작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기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부산일보사와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시, 부산시민공원은 다음 달 1일 오후 2~6시 부산시민공원에서 시민 100명이 참여하는 '부산시민공원 탐사 대작전'을 공동 개최한다.
초등 5년 이상 참가자 모집
8개 팀 구성 '탐사 대작전'
내달 1일 관찰·토론회 개최
공원도감 시민 참여 전국 처음
코리아스픽스 부산센터와 ㈔부산생명의 숲, ㈔생명그물 등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시민공원의 다양한 생물종을 직접 탐사하고, 자연적으로 유입된 초본류 실태를 파악하는 등 공원 내 자생하는 각종 식물종을 집대성하는 한편 바람직한 식물관리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8월부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이 행사는 100년 만에 부산시민들 품에 돌아온 시민공원에 대한 자료 제작에 있어서 시나 연구기관 주도가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부산시민공원의 단절된 생태계를 함께 고민하고 향후 공원의 생태계 복원과 보존을 위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찾아 실행하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도 주된 목적 중 하나다.
탐사 대작전 행사는 우선 부산시민공원을 8개 구역으로 나눈 뒤 8개 팀으로 구성된 시민 100명이 구역별 생태해설사와 함께 2시간에 걸쳐 각 구역의 생물종을 꼼꼼하게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어 100인 토론회가 열려 관찰한 구역의 생물종에 대한 정보를 다른 팀과 공유하고, 생물 다양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다 함께 모색한다.
이 행사를 위해 지난 24일 진행된 사전 답사 결과 시민공원에는 버즘나무와 은행나무, 현사시나무, 측백나무, 향나무 등 97종 85만 여 그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록교목과 낙엽교목, 등나무 등 100여 종에 달하는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참여의정원, 기억의숲 등이 있는 구역을 사전 답사한 7년차 생태해설사 최명희(55·여) 씨는 "공원 내 에코브리지는 공원에서 가장 자연에 가깝고, 자연적으로 유입된 풀들이 많아 생태계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9년째 생태해설사로 활동 중인 박미경(49·여) 씨는 "저절로 자라난 야생초들을 단순히 잡초로 간주해 제거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해서는 시민들과 함께 고민해 볼 문제"라고 밝혔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사무처장은 "11월 1일 행사를 계기로 시민공원 재생을 도모하고, 지역 내 공원과 연계될 수 있는 도서관 등 자원 발굴에도 힘쓸 것"이라며 "이번 행사의 호응도가 높으면 이 같은 행사를 다른 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탐사 대작전에는 초등학교 5학년 이상 시민이면 가능하고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도 있다. 참가비는 없으며 100명 선착순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 홈페이지(www.bgt.kr, goo.gl/3f1wPu)나 전화(051-442-3326)로 신청 가능하다.
윤여진 기자 onlypen@
사설] '부산시민공원 식물도감' 시민 제작 의미 크다
부산시민들이 부산시민공원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총정리하는 '부산시민공원 식물도감'을 만든다. 공원 식물도감 제작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본보와 부산그린트러스트가 마련하는 이번 행사는 부산시민공원에 자연적으로 유입된 식물과 함께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종을 집대성하는 작업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10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 생태를 시민들이 직접 확인하고 가꾸겠다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자료 제작을 위해 시나 연구기관 주도가 아니라 시민이 참여한 것은 시민참여형 공원운동의 획을 그을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 타 공원은 물론 쌈지 공원, 도심 쉼터에도 확대 적용시킬 수 있다. 도시정원 가꾸기 차원에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자생적인 시민운동들이 부산을 생태친화적인 도시로 만드는 밑바탕이 돼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서울숲과 울산대공원, 그리고 해외 사례들은 공원 운영에 있어 민관협치의 성공적 사례를 이미 보여 주었다. 서울숲이 성공을 거둔 이유도 시민들이 직접 나무를 관리하면서 공원에 애정을 가지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시민공원 식물도감 제작 역시 그러한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현재 부산시설공단이 맡고 있는 시민공원 운영을 장기적으로는 민간이 운영하는 형태가 돼야 할 것이다.
부산시민공원은 시민들의 품안으로 돌아오기 이전보다 나무와 식생들이 크게 줄어 식물 다양성이 빈약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부산시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공원 재생 차원에서 시민공원의 바람직한 생태 복원에 힘을 더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부산시민들의 소중한 자산인 시민공원에 민관협치 운영이 강화돼, 이를 바탕으로 한 '공원공락(公園共樂)'의 시민이 함께 즐거운 공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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