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땡볕 버스정류장이 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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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증막', '사막'. 듣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단어다. 시내버스 정류장을 수식하는 단어가 된다면, 승객들은 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든다.
부산과 서울에 가면 중앙차로를 달리는 버스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상을 달리는 전철처럼 빠른 수송을 기대하며 우선하여 간선급행체계인 BRT를 도입한 도시들이다. 이들 도시는 최근 무더위에 취약한 '한증막' 버스정류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4차로를 달리던 버스가 1차로로 달리는 BRT 체계에서는 버스정류장도 도로 한가운데로 갈 수밖에 없다. 아스팔트 도로 한가운데 그대로 노출된 정류장과 공기 흐름이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않은 탓에 열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 구조다. 환경단체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열화상탐지 장비를 빌려 서울서 BRT 버스정류장 온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지난달 정류장 온도는 낮 12시 기준으로 51~57도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위가 사람 잡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온도다.
창원시 원이대로에 BRT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중앙분리대 화단을 제거하고 터 다지기가 끝나면 중앙버스정류장을 설치한다. 도로와 건축물 사이 완충 녹지 나무 그늘에 있던 버스정류장과 달리 땡볕에 노출된다. 다행인지 부산에 있는 BRT와 달리 창원 S-BRT 정류장은 냉방 시설을 갖춘다. 문제는 다 같은 정류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의창구와 성산구를 잇는 1단계 원이대로 구간 중앙버스정류장 20곳 중 10곳에만 냉방시설이 마련된다. 특히 의창구와 마산합포구 육호광장을 잇는 2단계에는 일반 BRT를 구축할 계획이어서 부산과 같이 냉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정류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승객들은 복불복처럼 무더위를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박정연 자치행정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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