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나무 지키자” 후계목 종자 채취 행사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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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터전을 잃게 될 수령 100년의 나무들을 보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산그린트러스트와 부산환경회의 등의 환경단체는 21일 부산 가덕도 남쪽 국수봉 일원에서 ‘가덕도 터줏대감 나무의 후계목 보전을 위한 종자 채취 행사’를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단체들은 신공항 건설 공사로 가덕도에 뿌리내린 거목이 베어지고 뽑히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거목과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종자를 확보하고 적당한 공간에 싹을 틔운 종자를 이식해 많은 시민이 오랫동안 가덕도 나무를 기억하게 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이날 국수봉 근처의 굴참나무와 소나무 같은 12그루의 거목 아래에서 솔방울과 도토리 등의 종자를 채집했다.
가덕도 국수봉 숲은 100년 넘게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바닷가 숲으로 꼽힌다. 일제강점기 군사 지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돼 훼손이 적었다. 가덕도 숲은 지난해 내셔널트러스트 ‘이곳만은 지키자’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21회째를 맞은 이 공모전은 환경부와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행사로 시민들이 보존 가치가 높지만 훼손될 위기에 처한 자연유산을 선정하는 행사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조사 결과 사람 가슴 높이(흉고) 둘레가 2.5m가 넘는 참나무와 느티나무 같은 거목이 가덕도에서 80그루 넘게 발견됐다. ‘국수봉 터줏대감 나무 1호’로 불리는 수령 108년의 졸참나무 둘레는 2.6m이며 가슴 높이 3m 이상의 나무도 적잖다고 한다.
가덕도신공항은 올 연말 기본계획이 확정돼 신공항건설공단이 설립되며 이르면 내년 12월 착공해 2029년 12월 공사를 마치고 개항한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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