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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에서 벌어진 세월호 침몰사건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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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490회 작성일 14-04-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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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발생 30시간이 훌쩍 지난지금...
기적을 바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슬프기만 합니다....
하루종일 속보들에서 눈을 때지 못하고 그저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나네요...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부디 기적이 일어나 더이상의 희생없이 춥고 어두운 곳에 갇혀있을 실종자들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너를 기다린다 -

              최정란.시인

 

이렇게 잔인한 날이 다 있구나
이렇게 믿을 수 없는 날이 다 있구나

내 심장 같은 딸아. 얼마나 무서웠니?
내 목숨 같은 아들아. 얼마나 추웠니?

기울어진 배의 멈춰 선 기관을 믿고 
안개 낀 거친 바다, 삼각파도 속으로
죄 없는 순결한 너를 보내다니
미안해, 정말 미안해

식탁의 네 빈 자리에 
밥과 국을 놓는다
너의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는다
네 빈 숟가락 위에 
네가 좋아하는 생선구이
가시를 발라 얹는다

못 잊을 추억 만들겠다고
한 달 전부터 들떠 있더니
오랜만에 갑갑한 교실 벗어나 
걷고 뛰고 춤추겠다고
새 옷과 새 운동화를 사더니

안개 낀 바다 사진을 전송하고
괜찮다, 더니 
구명조끼 입었다, 더니
걱정말라, 더니
나중에 말하지 못할까봐 지금 남긴다는
그 말
사랑한다, 는 그 말
아직도 선명한데
왜, 더 이상 말이 없는거니.

무언가 더 말 할 것 같아
뚫어져라 카톡 화면을 쳐다본다
뭐라고 말 좀 해봐

딸아, 어서 돌아오렴
이미 세상을 충분히 배웠으니
아들아, 어서 엄마 옆으로 돌아와서
네 밥그릇의 밥을 비워주렴

사랑하는 딸아, 너를 기다린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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