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 중앙정류장' 창원시 BRT 땡볕 노출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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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T 중앙차로 운행하면 도로 가운데 땡볕에 취약
환경단체 서울 사례 조사결과 한낮 51~57 온도
시 냉방기 갖춘 시설 50%...녹지 확충 한계 인정
한증막처럼 뜨거운 정류장에서 시민이 시내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면 이용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까. 중앙선을 달리는 버스전용도로를 우선 도입했던 서울·부산 등에서는 최근 여름철 땡볕과 아스팔트 열기에 그대로 노출돼 ‘뜨거운 정류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후발 주자인 창원시 또한 이 문제에 직면했다.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가 들어서는 대로변 기존 버스정류장은 도로와 건축물 사이 완충 녹지 가로수 그늘에 있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중앙버스정류장은 도로 한가운데에 놓이기 때문이다. 창원시가 도입할 중앙버스정류장 중에서 폭염을 피할 수 있는 냉방기를 갖춘 정류장은 절반에 그친다.
환경단체 조사 결과 한낮 중앙버스정류장 온도는 50도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지난달 BRT가 가장 먼저 도입된 서울 BRT 정류장 5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낮 12시 전후로 최소 51도에서 최고 57도까지 나타나 BRT 버스정류소는 도심에서 가장 뜨거운 공간으로 확인됐다.
11일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의창스포츠센터와 창원서부 경찰서 부근 공사중인 모습.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장은 중앙분리대 자리에 설치된다. /김구연 기자부산그린트러스트는 부산에서 열화상탐지 장비를 빌릴 곳이 없어 서울서 조사를 했는데, 부산 정류장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추정했다. 시내버스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낮은 편인데, 무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된 BRT 정류장은 이를 더 부추길 수 있다.
창원시는 12월 개통을 목표로 중앙버스전용차로와 중앙정류장을 설치하고자 S-BRT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1단계(의창구 도계광장~성산구 가음정사거리 9.3㎞) 원이대로 구간 중앙분리대 화단을 제거한 곳에 터 다지기를 마치면 중앙버스정류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중앙버스정류장은 전체 20곳이며, 일반형(10곳)과 냉방기를 설치한 밀폐 쉼터가 있는 스마트형(10곳)으로 나뉜다. 일반형 정류장에는 8.1(길이)×2.5m(폭) 쉼터를 나란히 2개 설치하고, 양방향 버스 체계에 4개가 놓인다. 스마트형 정류장에는 일반형 쉼터 2개 사이에 7.1(길이)×2.5m(폭) 스마트형 쉼터 1개를 추가하는 형태이며, 일반형을 포함해 양방향 버스 체계에서 6개가 놓인다.
시 교통건설국 광역교통팀 관계자는 “그나마 부산처럼 일반 BRT가 아닌 한층 나은 S-BRT 형태로 진행되기에 국토부 기준에 따라 냉방기 50% 이상을 갖춘 버스정류장을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녹지 확충 대책과 관련해서는 기존 정류장과 달리 한계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이팝나무를 BRT 구간에 심을 예정이지만 가로수가 울창했던 기존 정류장만큼 그늘을 형성하기 어려운 점은 존재한다”며 “앞으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면 나머지 10곳에도 냉방기를 갖춘 스마트형 정류장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창원시 의창구와 성산구를 잇는 1단계 S-BRT 사업과 달리 의창구와 마산합포구 육호광장을 잇는 2단계 구간은 폭염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 기준 S-BRT는 냉방기를 갖춘 정류장을 50% 이상 반드시 포함해야 하지만, 내년 하반기에 시작될 예정인 2단계 구간에는 일반 BRT 사업이라 냉방기를 갖추지 않은 정류장만 설치해도 된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백화점 앞 중앙버스전용차로(BRT)와 도로 중앙에 조성된 시내버스 정류장 전경. /경남도민일보DB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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